환율연동 금융상품이 주가연동상품에 이어 초저금리 시대의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중은행과 투신사들이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환율연동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

하나은행은 24일부터 환율연동 정기예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은 만기(6개월)까지 환율이 기준환율에 비해 -40∼60원 사이에서 움직이면 연 7.5%의 수익이 확정된다.

그러나 이 기간에 환율이 단 한 번이라도 기준일보다 40원 이상 떨어지거나 60원 이상 오르면 원금만 보존된다(수익률 0%).

개인과 법인 모두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금액은 5백만원 이상이다.

앞서 국민은행도 지난 23일 환율연동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국민은행의 환율연동 예금은 만기 때 원·달러 환율이 기준환율에 비해 -40∼40원 사이에 있을 경우 연 7.5%의 금리가 확정된다.

또 이 범위를 넘어서되 40~60원 떨어지거나 오를 경우는 연 1.0%의 수익이 주어진다.

환율이 60원 이상 오르거나 떨어지면 원금만 보존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원·달러 환율변동 범위가 축소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신한 조흥 외환은행 등도 금리인하에 따른 고객이탈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조만간 환율연동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은행 외에 투신사의 환율연동 채권형펀드도 인기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지난 7월 이후 판매한 'KB스타 더블찬스 환율연동채권'에 3천1백90억원의 개인자금이 유입된 것을 비롯해 동양투신 도이치투신 등 3개 투신사의 환율연계펀드 판매 규모는 4천7백억원에 이른다.

KB자산운용의 천병규 팀장은 "금리하락이 가속화되면서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예금자산의 일부를 분산투자하는 차원에서 환율연동형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