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국 < 국방부 KMH개발사업단장 >

요즘 운전자들은 GPS(위치추적시스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초행길을 갈때는 더욱 유용하다.

그러나 GPS가 군사적 목적 때문에 개발됐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다.

GPS는 원래 미 국방부가 전시의 위치확인을 목적으로 1970년대 초부터 당시 돈으로 60억달러를 들여 개발했다.

초기에는 경제성 논란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은 현재 GPS 관련 산업으로 연간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GPS 뿐만 아니다.

무선이동통신단말기(핸드폰)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같은 기술도 모두 방산기술에서 시작됐다.

필자는 최근 KMH(한국형 다목적 헬기)사업이 과연 경제적·산업적으로 타당한 사업인가에 대한 일부의 지적이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KMH사업은 노후화로 인해 군 전력의 약화가 우려되는 기존 헬기를 대체하는 사업으로 해외도입이 아닌 국내 연구개발을 통해 추진중이다.

현재 예측되는 총 개발비용은 대략 2조원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새로 개발되는 헬기의 생산 및 향후 수십년간의 운용 유지비용까지 모두 합산해 KMH사업이 30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마치 자동차의 개발비용을 산정할때 연료비,AS비,심지어 운전자 인건비까지 포함하는 계산방식이어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

KMH사업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논의돼 최근 2~3년간에 걸쳐 다양한 타당성 분석과정을 거쳤다.

2010년부터 20년간에 걸쳐 5백여대에 이르는 군 교체수요와 향후 4백여대로 예측되는 민간수요를 감안해 국내 개발을 추진한다면 경제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고용유발 효과도 향후 30년간 약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밖에 무역수지 개선효과,항공산업 중심의 고부가가치산업 개발효과까지 감안하면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KMH사업에는 국방부 산업자원부와 다양한 개발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단순히 군 전력증강 뿐만 아니라 헬기개발사업을 민·군 겸용 기술개발사업으로 추진해 투자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초등훈련기,고등훈련기사업 등으로 기술적 역량은 축적되었으나 시장규모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사업의 성패도 이 사업의 추진여부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이에 따라 필자는 KMH사업을 '단군 이후 최대 사업'이 아니라 '단군 이후 가장 중요한 전력증강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