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술추격이 우리 기업들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긴축경제와 치열한 가격경쟁이 현지진출 기업의 경영에 이미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한경과 KOTRA의 중국진출 기업 경영실태 조사결과(본지 8월23일자 참조)는 주목할 만하다.

중국시장의 급속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의 중국 비즈니스와 진출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값싼 노동력만을 좇아 '묻지마'식으로 중국에 진출했다가 많은 기업들이 실패한 사례나 문제점들은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지난 한해 동안 대중(對中) 투자액이 14억달러로 이미 중국이 우리 기업의 최대투자처로 부상했고,올해 상반기에만 8억8천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갈수록 투자가 늘고 있는데도 아직 상당수의 기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태를 다시 확인시켜 주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과 기술격차가 전혀 없다고 응답한 것은 보통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다.

그나마 우리 기업이 우위를 점했던 기술력이 급속히 추격당하면서 중국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물론 제3국 시장에서도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중국 기업이 한국을 추월한 사례가 있고,우리의 주력상품인 무선통신과 컴퓨터 등 IT분야에서 대중국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산업은행의 국제경쟁력 분석 보고서로도 뒷받침된다.

우리 기업들도 중국시장 진출전략을 재점검하고 철저한 시장분석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중국을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의 생산기지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현지화 고급화 차별화'를 통해 중국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방향전환이 요구된다.

특히 첨단기술부문에 대한 중국기업의 공세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만큼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