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과 함께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 등 베이커리 업계가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빵집 외관과 내부 등 하드웨어는 물론 점주 교육과 같은 소프트웨어까지 통째로 바꿀 움직임이다.

이같은 변신 바람은 브랜드 빵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돌변하고 있기 때문.전국 곳곳 상권에 빵집이 꽉 들어찬데다 도자기업체까지 베이커리사업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브랜드 이미지(BI)를 교체한 것은 탈바꿈의 전주곡.업계 1위 파리바게뜨는 8월 말부터 1천2백여개에 달하는 매장 간판을 일제히 새 BI로 교체한다.

또 매장 내부를 벽돌로 치장하는 등 유럽 컨셉트로 매장을 꾸미기로 했다.

현재 재단장 작업 진도는 10%선.1백20여개 매장이 모습을 바꿨다.

뚜레쥬르도 외관 바꾸기 작업이 한창이다.

수익성이 낮았던 '카페 뚜레쥬르' 매장은 더 이상 내지 않는 대신 기존 매장을 '카페 뚜레쥬르' 분위기로 재단장하고 있다.

상품 판매전략도 수정하고 있다.

빵을 주력으로 커피,음료를 함께 파는 복합매장을 꾀하는 전략이다.

뚜레쥬르는 빵 신제품을 종전보다 2배나 늘려 출시하는 한편 카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음료 제품을 대폭 강화했다.

파리바게뜨도 기능성 빵을 새로 선보이는 것과 함께 오는 11월부터 전 점포에서 커피를 팔기로 했다.

이들 업체는 또 점주 업그레이드에 힘을 쏟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최근 전국 1천2백개 매장 점주에 대한 교육을 마쳤다.

교육 주제는 '상권별 생존전략'.특정 상권에서 일등점포를 만드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뚜레쥬르는 다음달에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어 점주들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업계 베테랑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업계가 이처럼 변신에 몸부림치는 이유는 생존하기 위해서다.

최근 3년간 브랜드 빵집들이 '영세한 동네 빵집'을 누르고 시장 정착에 성공했지만 더 이상 늘어날 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

현재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 등 3사의 전국 점포수만 2천4백여개(파리바게뜨 1천2백여개,크라운베이커리 6백70여개,뚜레쥬르 5백20여개)에 달한다.

포화상태인 셈이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더 이상 점포수가 늘어나긴 힘들다"며 "올해부터는 다른 업체와 경쟁 중인 기존 점포 관리가 중점"이라고 말했다.

이들 세 업체만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호텔(조선호텔),화장품,도자기업체(크리스피&크리스피)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베이커리 시장을 넘보고 있다.

특히 호텔의 베이커리 사업부는 위협적인 존재다.

'작지만 강한' 개인 베이커리 매장들도 틈새시장을 형성해 고객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베이커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 베이커리 시장은 잠재력이 크지만,올라간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우리도 동네 빵집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