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제2금융 영토확장 부작용 우려] 은행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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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영토확장은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제2금융권에 대한 은행의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되자 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 독주체제의 금융시스템은 자칫 금융산업의 불균형 발전을 불러와 '자금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금융시장 본연의 기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내년 4월로 예정된 2단계 방카슈랑스(자동차보험의 은행 창구판매)를 연기해 달라는 보험업계의 의견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도 은행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견제없는 은행독주 시대
은행은 예금 대출뿐만 아니라 보험 펀드 카드 할부금융 자산운용 등 거의 모든 금융기능을 갖고 있다.
거미줄 같은 영업망, 높은 대외신인도 등을 발판으로 새로 진출하는 금융영역마다 단숨에 최강자로 급부상한다.
이미 저축성보험과 개인 대상 펀드판매시장의 절반가량은 은행이 잠식한 상태다.
외환위기 이후 막대한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은행권이 저금리시대에 맞춰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으며 정부도 각종 규제를 풀어 은행의 영토확장을 지원해준 덕분이었다.
지동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중심의 금융재편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상반기 금융권간 실적에서도 은행 독주를 확인할 수 있다.
19개 국내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백89% 증가한 3조5천8백억원으로 사상 최대규모다.
이는 전통적인 예대마진 수입에다 보험·펀드판매 등에서 나오는 수수료수입이 급증한 때문이었다.
반면 21개 상장 증권사들의 올 1분기(4∼6월)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급감한 1천77억원에 그쳤다.
개인의 증시이탈, 거래량 감소, 펀드수탁고 정체 등을 감안하면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는 적자가 불가피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외환위기 때보다 불황의 골이 깊다"면서 "수년간 정부가 은행에만 혜택을 몰아주는 바람에 제2금융권이 이제 공멸위기에 몰려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2개 생보사의 당기순이익(2003 회계연도 기준)도 전년에 비해 43% 줄어들었다.
◆ 직접금융시장 기반이 무너질 수도
은행 독주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은행의 보수적 자산운용으로 인해 잉여자금이 정작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01년 이후 은행의 기업 및 가계 대출 증가율은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반면 국채 통안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늘어나고 있는게 대표적인 사례다.
한 투신사 사장은 "금융산업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은행이 자본시장(주식 및 채권시장)을 외면할 경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 육성은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산규모 2백조원이 넘는 국민은행의 7월말 현재 주식 보유규모는 2천2백83억원(고유계정 1천2백53억원, 신탁계정 1천30억원)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의 회사채 보유금액은 작년 6월말 12조7천억원에서 작년말 7조1천억원, 지난 6월말 5조7천억원으로 급감했다.
다른 은행들도 주식 및 회사채 시장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홍성일 한투증권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은행 위주의 금융정책으로 증권ㆍ투신산업의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직접금융시장의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의 제도적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제2금융권에 대한 은행의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되자 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 독주체제의 금융시스템은 자칫 금융산업의 불균형 발전을 불러와 '자금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금융시장 본연의 기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내년 4월로 예정된 2단계 방카슈랑스(자동차보험의 은행 창구판매)를 연기해 달라는 보험업계의 의견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도 은행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견제없는 은행독주 시대
은행은 예금 대출뿐만 아니라 보험 펀드 카드 할부금융 자산운용 등 거의 모든 금융기능을 갖고 있다.
거미줄 같은 영업망, 높은 대외신인도 등을 발판으로 새로 진출하는 금융영역마다 단숨에 최강자로 급부상한다.
이미 저축성보험과 개인 대상 펀드판매시장의 절반가량은 은행이 잠식한 상태다.
외환위기 이후 막대한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은행권이 저금리시대에 맞춰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으며 정부도 각종 규제를 풀어 은행의 영토확장을 지원해준 덕분이었다.
지동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중심의 금융재편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상반기 금융권간 실적에서도 은행 독주를 확인할 수 있다.
19개 국내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백89% 증가한 3조5천8백억원으로 사상 최대규모다.
이는 전통적인 예대마진 수입에다 보험·펀드판매 등에서 나오는 수수료수입이 급증한 때문이었다.
반면 21개 상장 증권사들의 올 1분기(4∼6월)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급감한 1천77억원에 그쳤다.
개인의 증시이탈, 거래량 감소, 펀드수탁고 정체 등을 감안하면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는 적자가 불가피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외환위기 때보다 불황의 골이 깊다"면서 "수년간 정부가 은행에만 혜택을 몰아주는 바람에 제2금융권이 이제 공멸위기에 몰려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2개 생보사의 당기순이익(2003 회계연도 기준)도 전년에 비해 43% 줄어들었다.
◆ 직접금융시장 기반이 무너질 수도
은행 독주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은행의 보수적 자산운용으로 인해 잉여자금이 정작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01년 이후 은행의 기업 및 가계 대출 증가율은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반면 국채 통안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늘어나고 있는게 대표적인 사례다.
한 투신사 사장은 "금융산업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은행이 자본시장(주식 및 채권시장)을 외면할 경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 육성은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산규모 2백조원이 넘는 국민은행의 7월말 현재 주식 보유규모는 2천2백83억원(고유계정 1천2백53억원, 신탁계정 1천30억원)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의 회사채 보유금액은 작년 6월말 12조7천억원에서 작년말 7조1천억원, 지난 6월말 5조7천억원으로 급감했다.
다른 은행들도 주식 및 회사채 시장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홍성일 한투증권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은행 위주의 금융정책으로 증권ㆍ투신산업의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직접금융시장의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의 제도적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