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20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본군 장교로 활동하다 해방 후 광복군에 편입됐으며 귀국한 뒤 남로당에 가입,공산주의자로 변신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군(軍)내 프락치의 총책임자였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전 대통령은 (남로당 활동을 하다가)김창룡 특무대장에게 잡히자 자신이 포섭한 사람들을 불어서 죽게 하고 자신은 살아남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냉전시대에 공개되지 않은 이런 일들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 그늘속에 숨어 과거사 규명을 무산시키려 해서는 안된다"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이 의장은 친북·용공 등으로 조사범위를 확대하자는 한나라당의 요구에 대해 "무릇 과거사 청산이라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것인데 가해자가 가해했던 사실을 조사하고 바로잡겠다고 하면 바로잡아지겠느냐"고 일축했다.

이 의장은 "누가 가해자였고 누가 피해자였는지는 분명한 일"이라며 "온갖 고문과 조작을 통해 가해했던 사람들이 조사에 참여해 바로잡겠다는 식의 역사 인식을 대단히 우려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조사범위에 대해 일제시대의 친일과 피해,해방 후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된 인권침해 등으로 못박았다.

이 의장은 "(한나라당이) 경제살리기에 과거사 청산이 장애가 된다는 엉뚱한 논리를 펴고 있다"며 "그동안 많이 배운 사람들이 국방과 납세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나라와 민족을 배신하고 일제를 대신해 앞장서서 박해했던 사람들이 더 잘 되고 정당화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과거사문제가 정치 장래의 걸림돌이 되더라도 개의치 않고 임하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임채정 의원도 "해방 후 50년간 청산한 것이 용공이고 오히려 지나치게 청산해 인권문제화돼 있다"면서 "용공을 일제 잔재청산과 맞물려 끌고가자는 것은 과거청산을 왜곡하고 회피해 굴절시키려는 전술적 의도"라고 비난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