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탄생 100주년] ④'鄧이론' 약발 지속될까
중국 지도부와 학자들은 1997년 사망한 덩샤오핑이 제시한 개혁ㆍ개방 이론을 중국 사회주의 건설의 길을 밝게 비춰주는 영원한 등대로 평가하고 있다.
덩샤오핑 이론은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을 이어받아 중국을 계획경제에서 새로운 시장경제로 이끈 설계도로 오늘날 괄목할 만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러나 덩샤오핑 이론이 최근 변화된 현실을 어떻게 반영할 것이며 중국을 어떤방향으로 끌고 나갈지에 대한 우려가 점점 고개를 드는 것도 사실이다.
주쑹화(朱松華) 중국 외교부 주홍콩 특파원공서 2등비서는 "중국이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특히 확대되고 있는 빈부격차와 기존 가치관의 몰락, 이로 인한 사회 불안정 문제가 앞으로 새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제4세대 지도부는 성장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성장의 속도를조절하고 인민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균형 발전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덩샤오핑 이론과 장쩌민(江澤民)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3개 대표이론'에이어 제4세대 지도부가 제시하는 발전 전략은 이른바 `과학적 발전관'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과학적 발전관은 도농, 계층, 지역간 소득격차를해소하고 경제발전을 중시하되 사회와의 조화로운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은 "후진타오 주석의 발전 전략은 덩샤오핑 이론으로부터의 궤도수정이 아니라 덩샤오핑 이론을 보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 15일 덩샤오핑의 고향인 쓰촨(四川)성을 방문한 자리에서인민의 복지와 생활수준 향상을 목표로 제시한 덩샤오핑 이론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당 관료들의 부패와 무능을 비판하면서 인민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기위한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라며 당 간부들을 크게 꾸짖었다.
중국 정부가 고심하고 있는 것은 경제 성장이 정치적 변화에 대한 욕구를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빈부격차 확대라는 또 다른 모순을 잉태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중국 전문가들은 경제가 지금과 같은 초고속성장을 거듭하게 되면경제수준에 걸맞은 정치개혁과 민주화 요구의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따라서 중국 지도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라도 일어나 경제개혁과 성장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6ㆍ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이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돌연사 직후 발생했다"면서 "지도자의 사망은 정치적 전환점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 민주화의 상징인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가 사망할 경우 정치개혁과 6ㆍ4사태 재평가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 주재 서방 외교관들은 "주민들의 민주화와 정치개혁 요구를 수렴해 사회안정을 이룩하며 덩샤오핑 이론을 실천하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중국의 제4세대 지도부는 인민들로부터 개혁ㆍ개방의 아버지로추앙받고 있는 덩샤오핑 사상을 절대 저버리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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