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계열 시스템통합(SI)업체인 포스데이타가 최근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1원 입찰'이라는 구태를 재연해 비난을 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데이타는 최근 한국도로공사가 실시한 고속도로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 구축사업의 주파수(RF)부문 입찰에서 1원 견적서를 제출했다.

경쟁사인 서울통신기술은 14억원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공공 프로젝트 입찰에서는 참여업체가 예상가의 70%를 밑도는 가격을 써낼 경우 가격점수를 동일하게 매기는 등 상식 이하의 저가입찰로 인한 부실시공을 예방하는 제도가 적용된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는 최저가입찰제가 적용돼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계약을 따내도록 돼 있다.

도로공사의 ETCS 시범사업은 RF방식과 적외선통신(IR)방식 등 두 가지로 이뤄지며 RF부문에선 포스데이타와 서울통신기술이 참여했고 IR부문에선 삼성SDS가 단독으로 제안서를 냈다.

포스데이타측은 "IR방식과 RF방식의 호환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RF방식마저 삼성 관계사인 서울통신기술이 따내면 삼성SDS의 IR기술을 접해볼 기회마저 사라지게 된다"며 "이번 사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ETCS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게 돼 무리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는 고질인 덤핑 경쟁이 재현될까 우려하며 포스데이타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부실시공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절감할 셈으로 최저가입찰제를 적용한 도로공사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포스데이타는 지난 2001년에도 국방부가 1억원선에 발주하려 했던 국방통합정보관리소 컨설팅 프로젝트 입찰에서 1원을 써내 사업을 따낸 전력이 있다.

포스데이타의 김광호 사장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으로 재임중이던 지난해 하반기 '소프트웨어산업 공정경쟁실천운동'을 선포했고 자사에도 내부 준법시스템인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