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캠퍼스 특강] 박동호 CJ엔터테인먼트 대표 '창의와 도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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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은 선진 경영기법의 확산을 위해 성공한 CEO의 특강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엔 TVㆍ비디오의 확산으로 사양화되던 극장산업에 'CGV'라는 멀티플렉스를 도입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이를 석권한 CJ엔터테인먼트 박동호 대표이사가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강의한 '창의와 도전으로:CGV 성공 스토리'를 싣는다.
박 대표는 "패러다임을 달리보면 신 사업이 보인다"며 "망해가는 영화산업에 큰 돈을 투자한다고 말리던 사람들이 지금은 모두 뒤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 "망하는 줄 알았다"
TV가 없던 지난 67년 우리나라 영화 관객 수는 연간 1억7천만명에 달했지만 97년 4천8백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영화산업은 저물고 있었다.
그러나 CJ는 이미 '드림웍스'(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프러덕션)에 3억달러를 투자, 극장을 가져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를 위해 95년 멀티플렉스를 도입키로 하고 시장을 탐구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멀티플렉스는 매우 위험한(risky) 사업이었다.
당시 대한, 명보 등 2천석이 넘는 대규모 극장이 업계를 주도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1호점인 강변CGV에 다른 극장의 몇배 규모인 3백억원을 투자해 90석부터 3백석 규모의 11개 상영관을 넣는다고 하니 우선 건물주부터 이해시키기 힘들었다.
당시 영화업계 대부에게 물었더니 "객석률이 20%쯤 될 것"이라고 말해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1950년대에 제정된 관련법도 걸림돌이었다.
관련법에 따르면 3백석 이하 소극장은 출입구에 남녀 화장실을 설치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강변CGV의 경우 화장실 22개를 넣어야 했다.
◆ 서비스와 마케팅에 승부를 걸다
"어떻게 살아남을까"하고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연구하다 보니 두 가지 방향이 보였다.
바로 서비스와 마케팅이었다.
멀티플렉스는 기존 극장보다 최소 2배의 투자가 필요하다.
기존 극장이 5백석이라면 CGV는 2백50석 2관이 들어갔다.
2배의 비용이 들지만 똑같은 요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손익을 맞추려면 매출이 많아야 했다.
매출을 키우려면 고객이 많아야 하고, 고객이 다시 방문해야 했다.
이렇게 되려면 서비스가 좋아야 하고 이를 알리려면 마케팅도 필요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우선 기존 관객의 불만인 △앞뒤 시야 가림 △불편한 좌석 △좁은 화장실 등을 해소했다.
팔걸이를 제치고 둘이 가까이 앉을 수 있는 넓고 편안한 의자를 설치했고 바닥에 최고급 카펫을 깔았다.
또 대기번호표를 도입해 줄서는 것을 없앴고 대기 장소에 PDP를 설치하고 빙고게임 등 이벤트를 실시, 기다리는 시간을 즐겁게 만들었다.
각 극장마다 테마를 정해 인테리어를 달리 하고 자연추출한 편백향을 뿌려 산림욕 상영관을 만들었다.
현재 강변CGV의 경우 객석률이 70%다.
CGV의 매출액은 △2001년 9백20억원 △2002년 1천3백70억원 △2003년 1천8백23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2천3백억원이 예상된다.
패러다임에 따라 결과가 얼마나 차이나는가.
멀티플렉스의 성장으로 영화산업도 급신장해 98년부터 5년간 연평균 21%나 매출액이 커졌다.
◆ 끊임없는 혁신
성공했다고 안주해선 안된다.
살아남으려면 끊임없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더욱 그렇다.
CGV는 95년부터 99년까지 '더 뉴웨이 고 투 더 무비'를 강조했다.
영화를 보는 새로운 방법(서비스)을 제안한 것.
경쟁사가 출현한 2000년부터는 '퍼스트클래스 시네마'로 강조점을 바꿨고 2003년부터는 고객의 높아진 기대 수준에 따라 '영화 그 이상의 감동'에 역점을 뒀다.
즉, 고객을 흥분시킬 것을 강조한다.
로비에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으면 재미없는 영화를 봐도 재미있고 비싼 팝콘 콜라도 흔쾌히 사먹는다.
분위기에 휩쓸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단순히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주는 장소'로 개념화하고 있다.
주고객이 변화에 민감한 15∼29세이기 때문에 그들만큼 빨리 바꾸지 않으면 도태된다.
내년부터는 또 다른 개념으로 바꾸기 위해 이미 준비를 마쳤다.
◆ 멀티플렉스의 미래
몇년 뒤에는 스크린이 4백∼5백개가 될 것이다.
이를 플랫폼(기반)으로 삼아 어떻게 CJ엔터테인먼트 내의 다른 자회사인 넷마블(온라인 게임사) 등과 결합하느냐가 관건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성공적으로 접합시키면 향후 사업구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CGV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킹 파워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정리=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이번엔 TVㆍ비디오의 확산으로 사양화되던 극장산업에 'CGV'라는 멀티플렉스를 도입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이를 석권한 CJ엔터테인먼트 박동호 대표이사가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강의한 '창의와 도전으로:CGV 성공 스토리'를 싣는다.
박 대표는 "패러다임을 달리보면 신 사업이 보인다"며 "망해가는 영화산업에 큰 돈을 투자한다고 말리던 사람들이 지금은 모두 뒤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 "망하는 줄 알았다"
TV가 없던 지난 67년 우리나라 영화 관객 수는 연간 1억7천만명에 달했지만 97년 4천8백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영화산업은 저물고 있었다.
그러나 CJ는 이미 '드림웍스'(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프러덕션)에 3억달러를 투자, 극장을 가져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를 위해 95년 멀티플렉스를 도입키로 하고 시장을 탐구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멀티플렉스는 매우 위험한(risky) 사업이었다.
당시 대한, 명보 등 2천석이 넘는 대규모 극장이 업계를 주도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1호점인 강변CGV에 다른 극장의 몇배 규모인 3백억원을 투자해 90석부터 3백석 규모의 11개 상영관을 넣는다고 하니 우선 건물주부터 이해시키기 힘들었다.
당시 영화업계 대부에게 물었더니 "객석률이 20%쯤 될 것"이라고 말해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1950년대에 제정된 관련법도 걸림돌이었다.
관련법에 따르면 3백석 이하 소극장은 출입구에 남녀 화장실을 설치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강변CGV의 경우 화장실 22개를 넣어야 했다.
◆ 서비스와 마케팅에 승부를 걸다
"어떻게 살아남을까"하고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연구하다 보니 두 가지 방향이 보였다.
바로 서비스와 마케팅이었다.
멀티플렉스는 기존 극장보다 최소 2배의 투자가 필요하다.
기존 극장이 5백석이라면 CGV는 2백50석 2관이 들어갔다.
2배의 비용이 들지만 똑같은 요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손익을 맞추려면 매출이 많아야 했다.
매출을 키우려면 고객이 많아야 하고, 고객이 다시 방문해야 했다.
이렇게 되려면 서비스가 좋아야 하고 이를 알리려면 마케팅도 필요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우선 기존 관객의 불만인 △앞뒤 시야 가림 △불편한 좌석 △좁은 화장실 등을 해소했다.
팔걸이를 제치고 둘이 가까이 앉을 수 있는 넓고 편안한 의자를 설치했고 바닥에 최고급 카펫을 깔았다.
또 대기번호표를 도입해 줄서는 것을 없앴고 대기 장소에 PDP를 설치하고 빙고게임 등 이벤트를 실시, 기다리는 시간을 즐겁게 만들었다.
각 극장마다 테마를 정해 인테리어를 달리 하고 자연추출한 편백향을 뿌려 산림욕 상영관을 만들었다.
현재 강변CGV의 경우 객석률이 70%다.
CGV의 매출액은 △2001년 9백20억원 △2002년 1천3백70억원 △2003년 1천8백23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2천3백억원이 예상된다.
패러다임에 따라 결과가 얼마나 차이나는가.
멀티플렉스의 성장으로 영화산업도 급신장해 98년부터 5년간 연평균 21%나 매출액이 커졌다.
◆ 끊임없는 혁신
성공했다고 안주해선 안된다.
살아남으려면 끊임없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더욱 그렇다.
CGV는 95년부터 99년까지 '더 뉴웨이 고 투 더 무비'를 강조했다.
영화를 보는 새로운 방법(서비스)을 제안한 것.
경쟁사가 출현한 2000년부터는 '퍼스트클래스 시네마'로 강조점을 바꿨고 2003년부터는 고객의 높아진 기대 수준에 따라 '영화 그 이상의 감동'에 역점을 뒀다.
즉, 고객을 흥분시킬 것을 강조한다.
로비에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으면 재미없는 영화를 봐도 재미있고 비싼 팝콘 콜라도 흔쾌히 사먹는다.
분위기에 휩쓸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단순히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주는 장소'로 개념화하고 있다.
주고객이 변화에 민감한 15∼29세이기 때문에 그들만큼 빨리 바꾸지 않으면 도태된다.
내년부터는 또 다른 개념으로 바꾸기 위해 이미 준비를 마쳤다.
◆ 멀티플렉스의 미래
몇년 뒤에는 스크린이 4백∼5백개가 될 것이다.
이를 플랫폼(기반)으로 삼아 어떻게 CJ엔터테인먼트 내의 다른 자회사인 넷마블(온라인 게임사) 등과 결합하느냐가 관건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성공적으로 접합시키면 향후 사업구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CGV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킹 파워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정리=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