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희(34)씨는 인터넷을 통해 취미도 즐기고 돈도 벌고 있다.
윤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쇼핑마니아.결혼전 사 모은 고가 명품구두만 2백켤레에 달할 정도다.
그는 첫 애기를 낳은 후 몸이 불어 애지중지하던 구두를 옥션을 통해 팔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디지털 상인으로 변신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옥션에서 올리는 매출은 월 평균 1천여만원.단가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여타 수입의류상에 비해 매출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윤씨의 영업파워는 옥션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지난 1년 동안 자신의 아이디(shoe2001)로 쌓아온 명성으로 그는 수많은 단골을 만들었다.
그는 물건을 구입할 겸해서 한 달에 2∼3번꼴로 일본으로 출장을 떠난다.
일본은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생활을 했던 익숙한 시장.특히 학업을 마치고 2001년 결혼할 때까지 가수생활을 한 적이 있어 일본 패션시장에서 의류를 조달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
미국,이탈리아산 의류 등은 현지에 거주하는 친인척 등을 통해 조달받고 있다.
수입의류를 취급하는 데는 무엇보다 제품을 값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루트'를 뚫는 게 핵심.그로서는 수입의류장사의 핵심을 비교적 쉽게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윤씨는 수입제품을 옥션에 평균 50점 정도 매물로 올려놓는다.
그리고 하루 5개꼴로 신제품을 등록시킨다.
더 많이 올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아무리 예쁜 옷이 있더라도 많이 들여오지 않는다고 했다.
'다품종 소량 판매' 원칙으로 희소가치를 높이는 셈이다.
역시 어려운 일은 이윤을 지속적으로 남기는 일.세관,국제택배비 등 제반비용을 빼고 적정마진을 뽑으려면 원가의 3.3배 수준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히트 상품의 모방품이 나도는 인터넷 환경에서 적정마진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상품을 차별화해 모조품이 유통될 여지를 차단합니다. 그리고 값싸게 조달할 수 있는 현지 루트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지요. 제품 홍보도 잘 해야 하고요."
그는 제품을 홍보할 때 모델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를 치장한 '토털코디' 사진을 올린다.
가령 구두도 컨셉트에 맞는 의상을 입혀 등록시킨다.
제품 자체가 더욱 시선을 끌게 되고 기타 코디 제품의 판매 유발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장도 제품 원산지에서 구입한 것만을 쓰는 등 세세하게 신경쓴다.
그는 무재고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단가가 비싸다 보니 한두 벌만 재고로 남아도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물론 제품을 소량씩 들여오기 때문에 재고 부담은 크지 않다.
그러나 간혹 재고가 쌓이면 '블라인드(blind) 마케팅'을 동원한다.
재고상품과 신상품을 묶어 패키지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다.
복주머니 속에 구두 의류 등 패키지 상품을 넣어 경매로 내놓는다.
고객은 자신의 신체사이즈와 취향만 밝히고 경매에 참가,복주머니를 구매한다.
고객들도 파격 할인가에 여러 제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 반응이 좋다고 한다.
그는 지난 6월 초 경기 일산에 수입의류매장 '브렌다'를 오픈했다.
인터넷만으론 사업에 한계가 있는 데다 앞으로 온·오프라인 점포간 시너지효과를 감안해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