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의 케이블TV 자회사인 APTN이 공개했던 고 김선일씨 인터뷰 비디오테이프가 원본보다 축소 편집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2일 열린 국회 '김선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AP통신 바그다드 지국이 지난 6월2일 입수한 김씨 비디오테이프 원본을 공개했다.

당초 방송된 4분30초짜리보다 훨씬 긴 13분 분량의 이 테이프에서 김씨는 이름과 생년월일은 물론 한국 내 주소를 '부산시 동구 범일6동'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한국에서 아랍어를 배운 과정을 소개하고,납치 3일 전 '상사가 팔루자에 가서 상품을 배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공개된 비디오테이프에는 이 같은 부분이 삭제됐다.

이에 따라 AP측이 피랍자의 신분 확인이 가능한 테이프를 구하고도 왜 빨리 공개하지 않았는지,축소 편집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진 의원은 "AP통신이 지난 6월2일 테이프를 입수하고도 6월22일 바그다드발 기사에선 김씨의 납치시점을 '10일 전'으로 보도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이라크에서 무장단체로부터 총격을 받은 오무전기 부상자의 귀국을 정부가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을 이유로 지연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무전기 황장수 부사장은 "독일로 후송된 오무전기 근로자들의 귀국을 주독일 대사관 관계자가 막은 것이 사실이냐"고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이 묻자 "근로자들이 귀국을 요구했지만 대사관이 이를 지연시켰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답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이라크 내에 한국인을 노리는 테러단체가 결성됐다는 정보를 약 1주일 전 이라크를 다녀온 사람에게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이라크 대사관의 김도현 서기관은 "그런 첩보를 들은 적이 있으며,외교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전문형식으로 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양준영·최명진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