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조 및 판매를 금지시킨 PPA성분 감기약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생산을 중단한 약품이 생산금지품목 명단에 오른 일부 제약업체들은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돼 영업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제2의 만두파동'을 우려하고 있어 감기약 판금을 둘러싼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외제약은 2001년 3월부터 PPA를 다른 성분으로 대체한 화콜골드NP 등의 감기약을 생산 중인데도 화콜 등 8개 제품이 PPA 함유 감기약 리스트에 포함됐다.

반면 중외제약과 비슷한 시기에 PPA를 다른 성분으로 교체한 고려제약(하벤)과 한일약품(화이투벤)은 이번 식약청 발표 명단에서 빠져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코뚜시럽 등 9개 제품이 생산금지 명단에 포함된 코오롱제약은 지난해 10월 이미 생산을 중단했으며 현재 PPA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코뚜F시럽,코뚜F정 등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약품도 PPA성분이 함유된 시노카에스를 대신해 지난해 말부터 PPA성분이 없는 감기약을 시판하고 있고,대웅제약도 이번 조치에 포함된 지미코정 지미코산 등 5개 제품의 생산을 이미 중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제조품목 허가가 남아 있어 생산하지 않는 제품도 명단에 포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식약청의 이같은 발표 기준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품목 허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감기약이 유통되고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식약청의 명단 선정 기준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PPA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팔고 있는 제약업계는 해당 제품을 회수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유한양행은 현재 PPA 성분이 함유된 콘택600이 시중에서 20억원어치가량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오는 10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전량 수거해 파기하기로 했다.

한미약품도 PPA 성분 감기약인 코스펜시럽을 이달 중 전량 회수하겠다고 언급했으며 다국적제약사 한국BMS는 "콤트렉스코프연질캅셀의 생산을 중단했지만 약국에 재고로 남은 물량이 일부 있을 것으로 파악돼 회수 중"이라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