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는 여전히 내림세다.
주가는 아래로만 내닫는다.
부동산 경기도 침체기미가 완연하다.
돈이 있어도 굴릴 데가 없다.
재테크만 생각하면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만큼이나 짜증이 난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 '퓨전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퓨전상품이란 은행 고유의 상품성격에다 보험이나 주식투자, 카드, 레저 및 자녀교육 등의 성격을 가미한 상품을 말한다.
그렇다고 이들 상품이 월등히 높은 금리를 주는 것은 물론 아니다.
'대박'을 터뜨리기를 기대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자신의 소비성향과 취미활동 등과 연계해 이용할 경우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다.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 주거나 각종 레저 활동비를 깎아주는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주 5일 시대다.
'웰빙(well-being)'도 화두가 되고 있다.
퓨전상품을 잘만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일반 예금보다 더 많은 금리를 받을 수도 있다.
◆ 무료 보험가입은 기본
퓨전상품은 은행 상품에 가입하는 사람을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 주는 데서 출발했다.
그런 만큼 퓨전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상품에 무료 보험가입은 기본 옵션으로 따라 붙는다.
보통은 상해보험에 무료로 가입해 준다.
그러나 가입대상에 따라 보험의 보장액과 보장범위를 강화한 상품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은행의 '행복드림통장'과 외환은행의 '베스트세이프 예ㆍ적금'.
행복드림통장은 여성 전용상품이다.
여성들이 걸리기 쉬운 자궁암 유방암 난소암 등 모든 암에 대해 최고 2천만원까지 보장해 주는 보험상품을 가미했다.
국민은행은 이 통장에 가입하고 자신의 e메일 주소를 등록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드럼세탁기 및 여성용 재테크책자 등 푸짐한 경품을 증정하는 '행복드림페스티벌'을 벌이고 있다.
베스트세이프 예ㆍ적금은 무료 보험혜택이 다른 어떤 상품보다 좋다.
예금에 가입할 경우 예금액만큼을 보험금으로 인정해 준다.
적금의 경우 보험 사고가 발생하면 적금 계약액에 비례해 보험금이 지급된다.
상해보험은 적금계약금액 전액을, 암보험은 적금계약기간에 따라 적금계약금액의 30∼50%를 보험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 카드와 결합한 상품도 많아
신용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추가 금리를 얹어 주거나 아예 현금을 지급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이 신한은행의 'F1 정기예금'과 'F1 엘리트론'.
신한카드의 F1 카드를 가진 고객이 1천만원 이상 예금에 가입할 경우 최고 50만원(1천만원당 10만원)까지 현금을 먼저 지급받는다.
만일 5년동안 신용카드 사용액이 미달하면 미달한 만큼의 돈을 만기때 원리금에서 제외해야 한다.
F1 엘리트론은 신용 대출의 일종이다.
1천만원 이상의 대출을 받을 경우 앞으로 5년동안 F1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대출금을 상환할 때 최대 50만원까지 대출 원금을 감면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이 팔고 있는 '부자되는 적금'도 주목의 대상이다.
가장 큰 특징은 카드사용실적에 따라 0.3∼0.6%포인트의 보너스 금리가 주어진다는 점.
주거래 고객인 경우엔 0.1%포인트의 추가금리가 적용돼 만기 2년제의 경우 최고 연4.8%, 3년제는 최고 연4.9%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발매 2개월여만에 6백80억원(적립액 기준)을 끌어 모았다.
이밖에 하나은행의 '신비과세 장기주택마련 저축', 국민은행의 'KB카드 우대적금' 등도 은행 상품과 카드의 성격을 결합한 퓨전상품의 일종이다.
◆ 교육ㆍ레저로 결합대상 다양화
퓨전 상품은 최근엔 다양한 결합대상을 찾아 짝짓기를 하고 있다.
자녀교육과 연결시킨 상품이 있는가 하면, 주5일 시대를 맞아 여가 및 레포츠와 연결시킨 상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자녀교육과 연결시킨 상품은 우리은행의 '우리사랑 가득찬 통장'과 국민은행의 '캥거루통장'이 대표적.
우리사랑 가득찬통장은 가입 고객을 자녀사랑보험에 무료로 가입시켜 주며 13만원인 학습유전자 검사비용을 1만1천원으로 할인해 주고 있다.
캥거루통장도 자체 개발한 종합상해보험에 무료로 가입시켜줄 뿐만 아니라 각종 온라인 교육비를 크게 할인해 주고 있다.
레포츠와 연결된 상품으론 우리은행의 '우리사랑 레포츠예ㆍ적금'과 외환은행의 'YES레저피아 예ㆍ적금'이 눈에 띈다.
우리사랑 레포츠예ㆍ적금은 무료 보험가입 혜택은 물론 각종 레포츠 시설 이용비를 할인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9조6천억원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