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푹푹 찌는 여름이다.

한낮의 도심은 부글부글 끓는 가마솥을 연상케 한다.

해가 져도 30도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름은 더워야 여름다운 법.

물놀이의 즐거움도 수은주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커지게 마련이다.

물소리 시원한 강과 계곡을 찾아 떠나보자.

더위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줄 수상레포츠가 기다리고 있다.

수상레포츠 중 으뜸은 래프팅이다.

래프팅은 여럿이 고무보트를 타고 힘을 합해 노를 저으며 물살을 헤쳐 나가는 것.지난 1960년대 후반 미국 그랜드캐니언의 여행사들이 여행자를 많이 실어 나르기 위해 대형 고무보트를 활용하면서 붐이 일기 시작했다.

국내에 소개된 것은 70년대 초반이지만 다루기 쉽고 안전한 장비가 나오기 시작한 90년대 이후 활성화됐다.

래프팅의 장점은 세가지를 꼽을수 있다.

우선 경제적 부담이 적다.

1인당 2만∼3만원 정도로, 4인 가족 기준 10만원선이면 충분하다.

달리 돈을 들여 준비할 것도 없다.

방수가 되는 옷이면 좋지만 평소에 입는 청바지나 티셔츠 차림도 괜찮다.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헬멧과 구명재킷은 래프팅 업체들이 모두 준비해 놓고 있다.

비교적 안전하고 배우기도 쉽다.

1시간 정도의 지상 기초교육만 받으면 끝이다.

기초교육의 첫째는 래프트(고무보트)에 앉아 노를 젓는 방법을 배우는 것.

협동심이 강조된다.

래프팅은 여럿이 하는 것이어서 리더(조정수)의 지시에 따라 좌ㆍ우측 팀원들이 일치된 동작으로 노를 저어야 하기 때문.

이를 기초로 급류 타는 방법, 좌우로 회전하는 방법, 바위에 충돌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 등을 차례로 익힌다.

끝으로 물에 빠진 팀원을 구하고, 자신이 물에 빠졌을 때 대처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여느 수상레포츠와 달리 온 가족이 함께 즐길수 있다는 것도 장점.

래프트는 2∼3인승도 있지만 보통 6∼8인승을 이용, 온가족이 같은 래프트를 타고 즐길수 있는 것.

수영을 못해도 상관없다.

래프팅을 즐길수 있는 곳은 많다.

인제 내린천코스가 제일 잘 알려져 있다.

래프팅의 성지로 꼽히는 코스다.

원대교∼고사리 7km, 하추리∼원대교 8km, 궁동∼하추리 6km 등의 코스에서 래프팅을 즐긴다.

급류 타기의 묘미를 만끽할수 있어 좋다.

내린천 급류의 특징은 낙차와 함께 통과 경로가 까다롭다는 점.

대표적인 곳이 피아시 5백m 구간으로 정신을 차릴수 없을 정도로 빠른 유속의 급류가 이어진다.

영월 동강코스는 물살이 거칠지 않아 초보자들에게 알맞다.

진탄나루∼어라연∼섭세 13km 상류코스, 고씨동굴∼오사리 양지골 6km 남한강코스가 있다.

상류코스 중간의 된꼬까리 급류는 3백m나 연속적으로 급물살이 이어져 급류래프팅의 맛을 돋워준다.

남한강 코스 역시 상류코스에 버금가는 주변경관을 자랑한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단양북벽 지점이 압권.

한탄강코스는 국내 래프팅이 시작된 곳.

한탄강은 크게 순담, 고석정지구와 한탄강국민관광지로 나뉘는데 래프팅은 순담, 고석정 부근에서 실시된다.

대개 승일교 부근에서 시작, 하류 군탄교 부근까지 이어진다.

유속이 빨라 시원스런 래프팅을 즐길수 있다.

산청의 경호강은 한강 이남지역에서 유일하게 래프팅을 즐길수 있는 곳.

조산공원∼홍화원 15km 구간으로 급하고 잔잔한 흐름의 물줄기가 적절히 어울려 있어 다양한 래프팅기술을 익히기에 알맞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