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억원의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또 다시 파업을 위한 수순 밟기에 돌입하자 경영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6일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 움직임을 맹비난했다.

경총은 조종사 노조가 대체인력 투입이 불가능한 항공산업의 특성을 악용, 그동안 무리한 요구를 관철시켜 왔다며 노조의 요구를 대한항공이 수용할 경우 이는 운송비 인상으로 이어져 그 부담이 일반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기본급 및 비행수당 9.8% 인상, 상여금 50%(7백50%→8백%)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24일부터 파업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결과는 다음달 2일 나온다.

회사측은 지난 99년 7천2백만원이던 기장들의 평균 임금이 수차례의 파업을 거치면서 2003년 1억1천만원으로 4년간 53%나 인상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기장은 평균 1천2백50만원, 부기장은 9백20만원을 더 받게 된다.

B747-400을 모는 기장의 연봉은 최고 1억7천만원에 이른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하효열 교육선전실장은 경총의 주장에 대해 "물가인상 등을 감안한 합리적인 인상 요구"라며 "작년엔 회사 경영난으로 12%대의 임금인상 요구를 3.3%로 양보했었다"고 말했다.

경총 관계자는 "고임금 노조가 잇따라 파업 행렬에 가세하면서 다른 사업장의 노사협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걱정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