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한나라당호(號) 선장'으로 다시 돌아온 박근혜 대표가 '확' 달라졌다.

연일 정국 현안에 대해 초강경 어휘를 동원하며 '단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둘러 피하며 간접화법을 즐겨 사용하던 이전의 신중한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여권의 공세에 대해 "돌아가신 분과 싸우자는 겁니까"라고 말한 게 대표적인 예이다.

또 "전면전" "볼짱 다 본 것 아니냐"는 등 직설적 화법을 마다하지 않는다.

활발한 대언론 접촉도 예전과 대별된다.

박 대표는 지난 20일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각 언론사 부스를 돌며 스스럼없이 기자들과 어울렸다.

일문일답만 하고 서둘러 자리를 뜨거나 기자들이 요청하면 쑥스럽게 악수하던 옛날과 확연히 달랐다.

다음날엔 기자들을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초청,만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평소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박 대표는 기자들의 폭탄주 '러브샷' 요구에 주저없이 응했다.

기자들이 주로 박 대표의 개인사에 관한 질문을 하자 "일 얘기도 하자"며 '전면전' 발언을 하는 등 대화를 주도했다.

2002년1월에 기자들을 집으로 불렀지만,이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진 않았다.

접촉하는 사람의 폭도 넓히고 있다.

조만간 전직 대통령들을 예방할 계획이다.

지난 3월 대표로 처음 선출됐을 땐 이런 일정을 잡지 않았었다.

다음주 휴가기간 중엔 각계 인사들로부터 정국에 관한 조언을 들을 방침이다.

이런 달라진 태도는 3개월간의 과도기 대표에서 2년 임기의 '정식 대표'가 된 만큼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