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한 코스닥기업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국 기업의 투자로 자금확보는 물론 제휴를 통한 해외시장 공략이라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자가 무산되거나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업체별 증자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체크한 뒤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기업,코스닥 사냥 나섰나

주문형반도체(ASIC)업체인 에이디칩스의 최대주주는 지난 20일 홍콩계 투자사인 '리먼브러더스 커머셜 코퍼레이션 아시아'로 변경됐다.

이 회사가 유상증자에 참여,지분 12.99%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센서 업체인 트루윈은 세계적 자동차 페달업체인 KSR가 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오는 28일 증자대금 91억원이 납입되면 KSR는 트루윈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처럼 외국 기업들이 코스닥기업에 지분 참여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코스닥시장 침체로 주가가 싸지자 지분인수나 증자참여 등을 통해 기술력을 보유한 코스닥기업을 확보,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고 기술 공동개발,수출선 확보 등 다양한 성과도 기대된다.

이런 의미에서 단기차익에 치중하는 외국계 헤지펀드와는 다르다고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증자상황 반드시 검토해야

전문가들은 "외국기업의 증자 참여는 중장기적인 호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업종이 같거나 거래관계를 가진 해외기업이 증자에 참여한 트루윈 다산네트웍스 우주통신 등은 기업 가치를 한단계 도약시키는 기회라는 평가다.

지분참여 규모가 큰 에이디칩스,증자참여 업체가 우량한 것으로 알려진 보이스웨어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변수가 많은 만큼 업체별 증자상황이나 시너지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이디칩스의 경우 자금력 확보에 따른 실적개선이 기대되지만 최대주주가 홍콩계 금융회사라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상신주가 등록된 이후엔 언제든지 주식을 매각할 수 있어 주가가 오르면 손을 털 가능성도 크다.

우주통신은 DVR(디지털영상저장장치)제품 유통을 맡고 있는 사이맥스의 증자참여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지만 증자납입이 수차례 연기돼 무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동원증권 박정근 스몰캡팀장은 "외국기업의 증자참여는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EPS(주당순이익) 희석효과에 따른 단기 하락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소형업체의 경우 배당성향이 성장성 못지 않게 중요한 만큼 증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