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는 부실자산 조기정리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요주주인 현대차기아차가 각각 1,626억원과 592억원의 출자를 포함해 총 2,860억원의 유상 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증자에 대해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리는 가운데, 또다시 현대자동차에 대한 신뢰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박황호 현대자동차 사장은 지난 2월 2003년도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금융계열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월별 흑자 전환하고 있다"면서 "금융계열사에 대한 증자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5개월도 채 안돼 현대자동차는 금융계열사인 현대카드에 1,626억원의 추가 출자를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외국인 투자가와 기관투자가 등의 신뢰를 또 한번 져버리게 됐습니다.

이처럼 증자를 단행하는 것은 현대카드의 지난 1분기 CAR 즉 조정자기자본비율이 8.34%에 이르러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인 8%에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최근 실시한 현대카드 특별감사에서 대환론의 분할상환과 관련된 대손충당금 적립 미달 등을 이유로 현대카드가 증자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 요인이 결국 현대카드는 3천억원 가까운 증자를 추진하는 배경이 됐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가 직접적인 현금 유출을 통한 증자는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현대캐피탈 지분 40%를 GE캐피탈에 매각하는 투자유치협상을 사실상 끝내고 이르면 이달 말에 협상이 마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주당 매각가격은 지난 번 초기 협상때보다 15% 낮아진 1만 5천원에서 6천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GE캐피탈은 후순위채도 4천억원 이상 인수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GE캐피탈로 현대캐피탈 주식을 매각하는 자금으로 현대카드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 돼 실질적인 현금 유출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학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GE캐피탈의 현대캐피탈 지분인수 추진이 마무리단계에 있다"며 "현대차의 현대캐피탈의 지분 84.2% 가운데 40% 양도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증권 분석가들은 현대카드에 대한 증자 참여는 부정적인 요인이나 현대차의 재무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향후 이번 증자 이후 3분기부터 현대카드의 실적에 따라 발생하는 지분법 평가손익 반영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