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국 신호제지 이사회 의장(사진)이 신호제지에서 완전히 떠난다.

20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이순국 의장은 오는 9월 신호제지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겸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최근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의 퇴임은 채권단이 신호제지의 공개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수조건으로 이 의장의 퇴임을 요구한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5월 우선협상대상자인 아람파이낸셜서비스와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때 계약 조건에 이 의장의 퇴임을 명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호제지 관계자는 "기업의 인수 합병을 둘러싸고 이 의장이 인수인측 배후에서 조정하고 있다는 괴소문이 돌자 이 의장도 부담을 많이 느꼈다"며 "인수측과 이 의장이 이심전심으로 이번 퇴진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77년 온양팔프(신호제지의 전신) 관리인으로 선정되며 제지업계에 발을 담갔던 이순국 의장은 27년 만에 신호제지를 떠나게 됐다.

서울대 상대를 나온 이 의장은 온양팔프를 포함,30여개 기업을 인수하며 신호그룹을 일궈내기도 했지만 97년 외환위기 이후 그룹해체의 시련을 겪어야 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