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씨(34)를 체포한 수사경찰은 "유씨 검거는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모 대학 명예교수 부부가 살해된 이후 부유층 희생자가 8명으로 늘어나자 경찰은 현상금 5천만원을 내거는 등 시민제보를 학수고대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다가 올들어 범인이 보도방,출장마사지 직업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삼아 살인행각을 저지르기 시작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최근 출장마사지사가 실종되는 것을 이상히 여긴 모 전화방 업주가 경찰에 제보를 해온 것.경찰은 지난 14일 "여성 출장 마사지사들이 30대로 추정되는 한 손님의 전화를 받고나가기만 하면 사라진다"는 모 보도방 업주의 제보를 받았다.

경찰은 이어 "출장마사지 여성을 요청하는 같은 목소리의 전화가 왔다"는 전화방 업주의 제보를 한 차례 더 받고 범인과 마사지 여성이 만나기로 약속한 현장에 출동,15일 새벽 유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애초에는 유씨를 연쇄살인범으로 지목하지 못했다.

유씨가 혐의를 부인한 데다 일부러 횡설수설하면서 경찰수사의 초점을 흐렸기 때문이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유씨가) 의식적으로 간질증세를 일으켰다"며 "유씨는 현장검증에서 자신이 실제 범인이 아니면서 TV뉴스 등을 보고 거짓으로 사건을 재구성하는 듯한 뉘앙스를 주기 위해 '계산된 진술'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씨는 경찰 조사를 받다 16일 자정께 도주했고 도주 후 12시간만에 경찰의 불신검문으로 다시 붙잡혔다.

이후 경찰의 재조사 과정에서 서울경찰청 김용화 수사부장이 유씨가 부유층 살인사건 현장의 CCTV에 찍혔던 용의자의 뒷모습과 가장 비슷하다고 지목했다.

이에 따라 김 수사부장이 직접 8시간 동안 심문을 하면서 유씨는 범행사실을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