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더위를 먹은 듯 기력을 차리지 못했다.

지수 변동 폭도 별로 크지 않은 지루한 장세였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6일 다우는 23.38포인트 하락한 10,139.78,나스닥은 29.56포인트 떨어진 1,883.15를 나타냈다.

다우는 4주 연속,나스닥은 3주 연속 미끄럼을 탔다.

나스닥이 1,9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두달만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수익과 경제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을 우려해 주로 기술주를 팔고 있다.

기술주는 지난 1월 이후 25% 정도 하락했다.

IBM과 델 컴퓨터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 자체를 씻어내지 못했다.

IBM은 당초 전망보다 수익이 좋아졌다는 소식에 주가가 26센트 올랐다.

델도 분기 수익 전망을 좋게 발표,주가가 55센트 (2%) 뛰었다.

그러나 기술주 전체에 훈풍을 불어넣는 데는 실패했다.

통신용 칩을 디자인하는 PMC 시에라 같은 회사는 매출이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는 발표로 주가가 11% 떨어지면서 기술주 투자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가도 악재였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41달러를 뛰어넘었다.

6주만의 최고치다.

이라크 유전 파이프라인에 대한 테러 우려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미시간 대학이 발표한 7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96이었다.

6월보다는 높았지만 예상치를 밑돈 점이 주가에 부담을 줬다.

경제 회복 속도가 둔화되는게 아니냐는 의문을 증폭시킨 수치였다.

와코비아 증권의 래리 와첼 선임 부사장은 "투자자들은 경제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가장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에는 앨런 그린스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또 다시 주목을 받을 것 같다.

그는 20일 상원 은행위원회,21일에는 하원 금융위원회에 각각 출석한다.

경기둔화 예고 지표들이 일시적인 현상을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둔화추세로 들어갔음을 알리는 신호인지 투자자들은 그린스펀 의장의 입을 통해 확인하고 싶어한다.

도쿄 미쓰비시 은행의 크리스 러프키 이코노미스트는 "그린스펀 의장이 '경기 부진'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경기 흐름을 새롭게 규정짓는 분명한 말은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은 그린스펀 의장이 지난 6월30일 단기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했던 말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당시 그린스펀 의장은 "성장은 견고하고 인플레이션은 높아지고 있지만 일시적이며,추가로 금리가 올라가겠지만 점진적일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많지 않다.

20일 6월 신규주택착공 건수,22일 6월 실업률과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나온다.

컨퍼런스 보드는 22일 6월 경기선행지수를 발표한다.

지난 5월 0.5% 높아졌던 선행지수가 6월에는 0.1% 오르는 데 그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