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코스닥기업 8곳 가운데 1곳 꼴로 최대주주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퇴출기준 강화로 대주주들의 지분 장외매각 사례가 많았던데다 증시침체에 따른 경영권 프리미엄 하락으로 M&A(기업인수·합병)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상반기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 수는 모두 1백8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9개사에 비해 56.5% 늘어났다.

이는 전체 등록기업(6월 말 기준)의 12.3%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이 전체 등록기업의 8.1% 수준이었다.

유형별로는 장외매매를 통해 최대주주가 바뀐 사례가 39.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장내매매(22.8%) △유상증자(17.9%)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7.6%) 등의 순이었다.

장외매매 중에서는 주식 양수도계약에 따른 최대주주 변경이 89.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증자로 최대주주가 바뀐 26개사 중 20개사(76.9%)는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최대주주들은 대부분 지분을 취득한 목적으로 '경영참여'(65건)를 내세웠다.

단순투자(24건)와 경영권 안정(10건) 등도 주요 목적으로 제시됐다.

최대주주가 바뀐 기업 가운데 IT업종에 속한 기업은 66개사로 전체의 61.1%에 달했다.

최대주주가 가장 자주 바뀐 곳은 보안 솔루션업체인 시큐어소프트로 상반기 무려 11차례나 '주인'이 변경됐다.

해외 CB전환에 따른 것으로 그동안 센타인베스트먼트아시아 CSFB유럽 코어베스트파트너스 등이 일시적으로 이 회사 최대주주가 됐었다.

대백쇼핑 세넥스테크놀로지 실리콘테크 코웰시스넷 등 4곳도 최대주주가 세 차례씩 바뀌었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주가 하락으로 경영권 인수 프리미엄이 낮아지면서 M&A가 활발해져 최대주주가 많이 바뀐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퇴출기준 강화 여파로 등록취소 위기에 몰린 기업의 대주주가 자구책으로 주식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바뀌는 사례도 늘고 있다"면서 "등록심사가 까다로워지자 코스닥기업을 인수해 우회등록하려는 장외기업이 증가한 점도 최대주주 변경건수가 늘어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