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패러디 사진'파문으로 친일진상규명법 개정과 예결위 상임위화 등을 놓고 갈등하던 여야 정치권이 또 한차례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14일 "패러디 게재 사건은 야당과 여성을 무시하는 행태와 문화,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청와대 측을 공격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젊은 의원들이 운영하는 '좋은 나라 닷컴'에도 노 대통령을 흉측하게 비하한 패러디물이 수없이 게재돼 있다"며 한나라당은 이 점부터 반성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역공했다.

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은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의 사과로는 미흡하다.

야당 대표급에 준하는 수준에서 사과해야 한다"며 "이 문제와 관련한 법적 조치는 당 법률 지원단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혀 추가 대응이 거셀 것임을 시사했다.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경선 후보들도 이날 대전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번 패러디 사건을 집중 거론했다.

이규택 후보는 "노무현 정권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사진을 패러디해 청와대 안방 홈페이지에 넣고 박 전 대표를 비하했다"며 "만약 내가 당 대표였다면 국회를 보이코트하고 당원들과 청와대 앞에 가서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노 대통령 패러디 사진들이 수도 없이 게재돼 있는 한나라당의 홈페이지를 고발한다"며 "흉측하고 폭력적인 패러디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나라당은 이 사이트를 즉각 폐쇄하고 공개사죄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는 '명백한 성 희롱'이자 '여성 모독'이라며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여성부는 "성 희롱을 남녀차별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피해자가 시정신청서를 제출하면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