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5년6개월만에 매매가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전세가 비율이 매매가의 50%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 98년 12월(47.9%)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의 '역(逆)전세 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13일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현재 서울지역 전세가율(전세가÷매매가)은 49.7%로 전월(50.1%)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2000년 이후 60%대를 보이다 2002년 9월(58.7%) 처음으로 50%대로 내려앉았다.

지난 1월 50.0%를 시작으로 △2월 50.1% △3월 50.4% △4월 50.2% △5월 50.1% 등 올들어서도 서울지역 전세가율은 50%대를 유지해 왔다.

◆왜 떨어지나=이달들어 전세가율이 추락한 것은 최근 2~3년간 집중 공급된 아파트의 입주시점과 부동산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매매가보다 전세가격 하락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아파트 소유주가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逆)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국민은행 조사결과 6월 중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보다 0.9% 떨어져 올들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0.2%)의 4.5배에 이르는 것이다.

◆강남이 강북보다 하락폭 커=강남지역 아파트의 전세가율도 지난 3월부터 4개월째 하락세다.

지난 3월 45.0%에 달했던 전세가율은 6월 현재 44.3%로 내려앉았다.

반면 강북지역의 전세가율은 지난 2월(57.5%)부터 보합세를 보이다 6월 0.5%포인트 하락한 57.0%를 기록했다.

올들어 강남지역의 전세가율은 최고대비 0.7%포인트 떨어져 강북지역(0.5%포인트)보다 하락폭이 컸다.

실제로 지난 6월 중 강남지역 아파트의 전셋값은 전월 대비 1.0% 하락해 강북지역(-0.7%)보다 하락폭이 컸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