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국제유가는 상반기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년여동안 유가 상승을 부추겼던 투기매매,달러화 약세 등의 '유가결정 영향력'도 하반기에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테러 변수는 여전히 유가 향방에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에 대한 테러가 기승을 부릴 경우 국제유가는 상반기 중 세웠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원유시장의 수급 불안감은 상반기보다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7월부터 생산 쿼터를 기존의 하루 2천3백50만배럴에서 2천5백50만배럴로 2백만배럴 늘림으로써 수급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러시아도 하반기 중 추가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내년 세계경제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고 수급 여건이 호전되면서 투기세력의 '원유 사재기' 역시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이 투기세력에 의한 유가 상승분을 배럴당 5∼8달러로 추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36∼39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는 국제유가(WTI 기준)가 하반기에는 좀더 낮은 수준에서 거래될 수도 있다.

독일의 주요 민간경제연구소 중 하나인 세계경제연구소(IFW)는 연말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32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OPEC 회원국을 중심으로 한 산유국들이 고유가 논리로 제시한 '달러구매력 하락' 요인도 하반기엔 근거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하반기에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경우 달러화 가치가 점차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하반기 중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

전문가들은 수급 상황이 완전히 호전되지 않은데다 '테러 복병'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 하락폭 역시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 송유관 파괴 등의 요인으로 7월 들어 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40달러에 근접한 것은 국제유가가 테러 상황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잘 보여준다.

유가가 35달러선 이하에서 움직일 경우 OPEC은 다시 감산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크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하면 하반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34∼39달러에서 움직일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