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다시 연기되는 등 옛 대우 계열사 매각이 잇따라 지연되고 있다.

채권단 내부 문제와 주가 하락, 노조의 경영참여를 둘러싼 갈등 등이 원인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7일 매각소위원회를 열어 그동안 진행해온 대우건설 매각주간사 선정작업을 무효로 하고 주간사 선정 입찰을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 4월에서 7월초로 연기됐던 매각주간사 선정이 8월 초로 늦춰지고, 회사 매각을 위한 입찰은 연말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소위는 대우건설 주간사 선정 과정에서 매각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내부문제로 잡음이 일자 원점에서 다시 주간사 선정작업을 진행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KAMCO 관계자는 "입찰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해소하고 매각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재입찰을 조기에 실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우건설 매각이 채권단 내부 문제로 늦춰지자 당초 인수의사를 밝혔던 한 외국업체는 본사 차원에서 인수를 재검토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종합기계도 당초 7월 입찰에서 9월로 입찰이 연기됐다.

인수제안서 제출을 앞두고 노조가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으로 일정이 늦춰진 데다 최근 KAMCO 매각 담당자가 전원 교체되면서 업무파악과 채권단 협의에 시간을 허비한 결과다.

또한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유지창 총재가 밝힌 '일괄인수 업체에 대한 우선권'도 향후 논란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일부 인수 희망업체는 높은 가격을 써낸 업체가 인수하는 최고가 낙찰제 원칙을 지키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기계ㆍ방산부문 일괄인수 희망자에게 어느 수준에서 가산점을 줄지, 국방부 등 방위산업 주무부처의 의견을 어느 정도 수용할지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이처럼 대우건설 대우기계 매각작업이 지연되자 당초 상반기중 주간사 선정 및 실사를 마칠 예정이던 대우인터내셔널 매각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KAMCO 관계자는 "일단 대우건설과 대우기계 문제를 해결하고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우조선 매각도 아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현재 대우조선 주가가 너무 떨어져 매각작업을 시작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대우조선을 자사주 매입을 통한 기업인수의 시범케이스로 만들고자 하는 노동계 요구도 매각에 나서는 채권단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KAMCO는 이날 매각소위에 대우캐피탈 매각작업에 다시 착수하겠다고 보고했다.

KAMCO는 2002년 말 대우캐피탈 매각에 나섰으나 인수자가 없어 1년6개월간 매각작업이 중단된 바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