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LG칼텍스정유 등 고임금 대기업노조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일부 공기업노조가 5조3교대 근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한다.

한마디로 무리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달부터 주5일 근무제가 정식 시행되면서 사측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판인데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구를 또 내놓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5조3교대제를 시행할 경우 주당 근로시간이 38시간 이하에 불과해 주 42시간인 현행 4조3교대제에 비해 4시간 이상 줄어들게 된다.

물론 노조의 주장에도 나름대로의 근거는 있다.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해서는 법정근로시간인 주40시간 이상의 근무가 불가피할 뿐 아니라 잦은 야근으로 근로자 건강도 해치게 된다는 것이다.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실업문제 해소에 기여할 여지 또한 없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급증하는 회사측의 인건비 부담이다.

4조3교대제를 5조3교대제로 바꾸려면 현장인력을 25% 정도는 늘려야 한다.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인건비 증가율만 최고 19.6%(경총 분석)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같은 추가부담은 기업으로선 도저히 감내하기 어렵다.

때문에 근무방식 변경을 주장하려면 임금삭감 등을 통해 회사측 부담을 완화시켜 주겠다는 방안을 노조가 먼저 제시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런데도 임금 삭감은커녕 기본급 대비 10% 이상 인상을 요구하면서 추가고용이 불가피한 근무방식 변경까지 요구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고대우를 받고 있는 대기업노조들의 과잉요구는 노·노간 위화감을 조장하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5조3교대 근무를 주장하는 기업 노조원들의 경우 역시 평균 연봉이 5천만∼6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근로자들과 실업으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을 생각해서라도 대기업노조는 제발 이제는 무리한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