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또 다시 송유관 폭탄테러가 발생하고,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의 석유회사 유코스가 부도 위기에 빠짐에 따라 고유가가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데다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석유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수일 내 배럴당 40달러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배럴당 35.66달러(6월19일)까지 떨어지며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라크 주권이양일(6월28일)을 전후한 테러위협 고조로 또다시 급반등,지금은 배럴당 38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송유관 폭탄테러,고유가에 기름부은 격=바그다드 남서쪽 유전지역으로부터 이라크 남부 수출터미널로 연결되는 송유관 중 하나가 지난 4일 저항세력의 폭탄테러 공격으로 파괴됐다.

수출터미널 관계자들이 긴급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아직 불길은 완전히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코르 알 아마야 터미널의 모든 작동이 중단됐으며,바스라항 터미널의 수출물량 처리능력도 송유관 폭발 전 시간당 7만배럴에서 4만배럴로 줄었다고 국제선박 에이전트들은 추산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일에도 바스라항 터미널에서는 송유관이 고장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라크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스오일은 "주말에 발생한 송유관 사고로 이라크의 석유수출이 평소보다 10%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부도 위기=러시아 석유회사 유코스가 총 34억달러 규모의 탈세 혐의에 휘말리면서 부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유코스는 하루 1백72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로,이 회사가 부도처리되면 국제유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모스크바 법원은 유코스에 대해 2001년 세금 미납분 30억달러를 추징키로 판결했으며,유코스의 모든 자산을 동결키로 했다.

이어 지난 3일 러시아 경찰은 유코스 본사에 대해 긴급 압수수색을 벌였으며,채권은행단도 유코스가 10억달러에 달하는 대출금 상환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회사를 부도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유코스의 미하일 호도로코프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야당에 정치자금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으로부터 '괘씸죄'를 적용받아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구속 상태에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코스의 파산은 러시아의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나아가 국제 유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