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전남 목포지방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7호 태풍 '민들레'가 해수면의 낮은 온도로 인해 완전히 소멸됐다.

아직 상당량의 비를 뿌리고는 있지만 바람에 의한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 '민들레'는 이날 오전 9시에 열대 저압부(중심 최대풍속 17m/s 미만의 유사 태풍)로 바뀌었고 낮 12시께 다시 온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됐다.

초속 17∼24m인 열대폭풍 이상에만 '태풍'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금의 민들레는 태풍으로 보기 힘들다.

태풍 민들레가 갑작스럽게 소멸된 가장 큰 원인은 해수면 온도 때문이다.

기상청은 북위 30도까지는 해수면 온도가 27도 가량 돼 태풍 민들레의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23m를 유지했지만 북상하면서 한반도 남쪽 앞 바다 해수면 온도가 22∼23도로 낮은 탓에 태풍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됐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발달하느냐 발달하지 못하느냐는 해수면의 온도와 관계가 깊다"며 "7월말부터 8월초에 대형 태풍이 몰리는 것도 해수면의 온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부산 울산 광주 전남 경남 제주 등의 지역에 내려졌던 태풍경보와 서울 인천 대전 경기 충남 등 대부분의 지역에 발효됐던 태풍주의보는 이날 12시께 해제됐으며 서해 남부와 남해 서부에 내려진 태풍주의보도 같은 시간 해제됐다.

기상청은 태풍 '민들레'가 변한 온대성 저기압은 우리나라에 접근하더라도 강한 바람 없이 많은 비만 뿌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소멸됐지만 국지적으로는 80∼2백mm에 이르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고 일부 해안 지방의 경우 만조시 해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남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