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신흥시장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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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4년여 만에 금리인상에 나서자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은 국가신인도가 낮은 신흥국가들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 이들 국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30일 이와 관련, 채권수익률 상승(채권값 하락)과 주가하락 등 이미 예고된 여파가 국제금융시장에 나타나고 있으며, 각국은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 신흥시장에 직격탄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금리가 올라갈 경우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신흥국들의 투자매력도가 떨어지고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져 경제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뉴욕소재 모건 스탠리의 신흥시장 채권담당인 에릭 파인은 "신흥시장의 위험도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JP모건 신흥시장 채권지수는 지난 4월에 비해 최근에는 6.3%나 하락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특히 브라질과 터키처럼 외채비율이 높고 국가 신인도가 낮은 국가들에 치명적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질의 경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는 4백40억달러인데 비해 외환보유액은 2백20억달러에 불과, 추가로 외채를 조달해야 하는 실정이다.
기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일례로 멕시코 유리제조업체인 비트로SA는 지난주 채무차환을 위해 1억5천만달러의 채권 발행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으나, 미 금리가 상승할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 유럽과 일본 등은 관망세 =전문가들은 FRB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당분간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의 저금리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로존 12개국의 경우 올해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이 1.8% 안팎으로 세계 평균치 4.5%에 크게 못미치기 때문에 ECB가 당장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ECB 통화정책이사회 멤버인 악셀 베버 독일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독일신문과의 회견에서 "FRB와 달리 ECB는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역시 지난 25일 현재의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주말 1.94%로 치솟는 등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일본은행이 결국 금리를 올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편 FRB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중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홍콩 크레딧스위스의 이코노미스트 동 타오는 "위안화가 달러화에 고정돼 있기 때문에 FRB가 금리를 올릴 경우 중국 또한 금리인상의 여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