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식 이동통신(GSM) 단말기 연구·개발(R&D) 전문업체인 벨웨이브의 양기곤 사장이 28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자청,항간에 나돌고 있는 SK텔레텍의 벨웨이브 인수설에 관해 실상을 털어놓았다.
양 사장은 "SK텔레텍
SK텔레콤 등 SK그룹에 인수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사가 끝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벨웨이브는 최근 SK텔레텍과 전략적 제휴 및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양 사장은 "서너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도 인수 제의를 받았지만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기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유럽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놓은 맥슨텔레콤과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에는 사업제휴나 투자유치를 고려했으나 세계무대에서 벨웨이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우량기업에 인수돼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지분구조가 취약해 적대적 M&A를 당해도 방어할 힘이 없다"고 설명했다.
벨웨이브의 최대주주인 양 사장의 지분율은 17.06%에 불과하고,나머지 지분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13.94%),SAIF캐피털(13.47%),라틴아메리칸인베스트먼트뱅크(5.17%) 등으로 분산돼 있다.
양 사장은 M&A와 관련,"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지 회사 사정이 어려워 궁여지책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신제품 개발 계획에 차질이 빚어져 올 상반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금보유액이 수백억원에 달할 정도로 자금력은 튼튼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4천1백억원과 4백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벨웨이브는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9백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양 사장은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아 위기에 처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지난해 95%에 달했던 중국시장의 매출비중이 지금은 60%대로 떨어졌다"고 답변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