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의 실내 세균농도가 외국 기준치의 최고 6배에 달하는 등 오염정도가 심각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교육청은 고려대학교 보건과학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7∼12월까지 장평초등학교와 방산고 아형산업정보학교 등 서울의 3개 학교 및 장평초등 부설유치원 등을 조사한 보고서를 28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측정지점에서 부유세균이 대만의 권고수준인 5백CFU/㎥(㎥당 세균덩어리 수)를 초과했으며 기준치의 6배에 이르는 3천CFU/㎥의 세균이 검출된 곳도 있었다. 특히 유치원은 측정 때마다 2천CFU/㎥를 넘어 평균 1천∼1천8백CFU/㎥의 세균이 검출된 학교 교실보다 오염상태가 더 심각했다. 보건과학연구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세균에 약한 유치원 및 초등학생들이 오히려 더 비위생적인 곳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세균 농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 곳은 공기정화 설비를 설치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미세먼지 오염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인체에 들어가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미세먼지 농도는 모든 측정장소에서 국내 실내환경 기준치인 1백50㎍/㎥를 초과했으며 한 유치원은 기준치의 6배에 가까운 8백98.8㎍/㎥의 미세먼지가 검출되기도 했다. 미세먼지는 특히 주변에서 공사가 이뤄지는 학교에서 높게 검출됐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경우 창문을 열어 놓는 여름철에는 기준치인 1천ppm을 밑돌지만 창문을 닫고 수업하는 동절기의 경우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는 대기오염물질로 분류돼 있지 않지만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곳에 오래 머무를 경우 두통이 일어나는 등의 부작용이 따른다. 이번 조사는 시교육청이 학교의 환경위생 현황을 파악해 참조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이뤄졌다. 시 교육청은 이번 조사와 추가 조사를 거친 후 학교의 환경위생과 관련된 기준과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