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의 '월요경제'] 사랑하는 사람 만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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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사람 만들지 마라.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마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법구경)
하지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고 말았다.
"이 밤에 강물처럼 몸을 뒤척이는 것은 그대도 괴로워 잠을 못이루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대의 말씀 하나하나가 내 비어있는 가슴 속에 서늘한 눈이 되어 쌓입니다."(안도현 시인)
지난 주 우리 국민은 소중한 한 생명을 잃었다.
싸늘한 주검이 이역만리에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온 국민을 '참담 분노 허탈'로 친친 휘감은 한 주가 지났다.
그는 테러세력에 의해 죽고, 정부에 의해 두번 죽었다.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이 이토록 힘든지 모르겠다.
감사원이 나서서 조사하고 문책한들, 국정조사에다 청문회를 연들 그가 다시 살아서 돌아오진 않으리라.
2004년도 벌써 절반이 지났다.
달(月)과 분기와 반기가 한꺼번에 바뀌는 7월의 문턱이다.
그래서인지 뉴스거리도 많다.
이해찬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안 표결(29일)과 뒤 이은 개각폭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통일부 문화관광부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 개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외교통상부와 국가정보원 등에 대한 인책론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계에선 이번 주가 하투(夏鬪)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의 파업이 예고돼 있고 한미은행도 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경기를 가늠할 경제지표도 쏟아진다.
5월 산업활동동향과 5월 주택건설 실적ㆍ건축허가 통계(이상 29일), 6월 소비자물가와 6월 수출입동향 및 한국은행의 6월 기업경기조사(이상 7월1일) 등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야 할 것들이다.
5월부터 경기는 꺾이고 물가는 뛰는 상황이라 걱정이다.
다음달 1일 열리는 경제장관간담회에선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과 중소기업 종합지원대책이 논의된다.
정부가 오랫동안 뜸을 들여온 만큼 난제를 풀 묘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노동부의 우리사주제도 활성화방안(29일), 삼성에버랜드의 지주회사 규정위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1일), 농림부의 협동조합 개혁방안(29일) 등도 주목거리다.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