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트레이딩 어떻게 이용하나] 감정ㆍ욕심 버리고 투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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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감각이나 욕망을 배제하세요.'
최근 주가 하락장에서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자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과학적 거래 기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대표되는 자동 매매 기법이 그것이다.
자동 매매 기법의 핵심은 개인의 주관적 감정을 배제하는 데 있다.
일단 투자자의 성향에 맞게 전략이 세워지면 그 다음은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매매가 이뤄진다.
'대박'보다는 하락장에서도 손실을 최소화하며 안정적 수익을 얻는게 기본 전략이다.
◆ 컴퓨터를 통한 감정 배제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라는 증권 격언이 있다.
주가가 급등락하는 장에서도 이같은 격언을 실천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느낌에 의한 투자가 아니라 과학적 매매 기법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의해 거래가 이뤄지는 자동 매매 기법인 시스템 트레이딩이 한 몫하고 있다.
이 시스템 트레이딩은 현물(주식)보다는 선물 거래에서 먼저 활성화됐다.
주식은 하락장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지만 선물은 양방향 거래로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데다 하락장에서도 매도 포지션을 활용,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참여는 거래 전 전략 수립 때 이뤄진다.
만약 투자자가 안정을 추구할 경우 이익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위험 회피 쪽에 초점을 두고,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면 공격적으로 매수ㆍ매도 타이밍을 잡게 된다.
하지만 일단 방침이 정해지면 투자자의 감정은 배제된다.
추세선을 따라 매수 및 매도 타이밍이 미리 입력돼 개인이 개입할 소지는 거의 없다.
기계적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자는 '간접 참여자'에 머무는 셈이다.
최근 일부 증권사 지점에서 고수익 계좌가 속출하면서 시스템 트레이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원래 취지는 '안정성'에 있다.
이장희 대신증권 보라매지점장은 "최근 주가 급등락장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대박 계좌가 등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시스템 트레이딩의 원래 목적은 개인의 감정을 배제한 채 합리적인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금리 이상)을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전략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최적의 매수·매도 타이밍과 손절매 시점 등을 발견했을 때 '성배를 찾았다'는 은어가 사용될 정도로 전략이 중요하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은 우수한 전략을 보유한 증권사 지점을 찾는게 시스템 트레이딩 성공의 첫걸음이다.
◆ 선물에서 현물로 확산
대신증권 제일투자증권 한화증권 등은 선물 투자용 시스템 트레이딩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스템 트레이딩을 도입한 대신증권은 이달 들어 주가지수 선물 거래대금이 월간 처음으로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높은 수익을 올린다는 입소문 덕분에 서울 보라매지점 강남역지점, 부산 부전동지점 등에는 대기 고객이 줄을 서고 있다고 한다.
제일투자증권의 경우도 한 달 평균 로그인 회원수가 4천명을 넘어섰다.
정문재 마케팅팀 과장은 "분당 서현지점 등 5개 지점에서는 시스템 트레이딩 전용센터를 만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지난달 이후 고객들의 평균 수익률이 20%를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의 경우 주식 투자의 안정성을 높인 프로그램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투자자가 미리 조건을 설정하면 정해진 조건에 따라 매일 자동으로 주문 및 체결이 이뤄지는 자동 주식 매매 서비스인 'AUTO 트레이드'가 그것이다.
'저점 매수,고점 매도'의 원칙 아래 반복 분할 매매를 통해 차익을 쌓는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동원증권도 기존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업그레이드한 '트루프렌드 넷'을 내놓아 인기를 얻고 있다.
사용자가 나름대로 연장선(추세선)을 그어주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시세를 감지, 정해진 규칙에 따라 매매하는 일종의 추세선 매매 방식이다.
대우증권은 이달 말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선물과 현물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트레이딩 등 주문 프로그램을 특화시킨 '베스트 이지마켓 리더'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