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사법개혁'] (3) '철밥통' 판ㆍ검사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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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의 핵심은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고 관료화된 사법을 국민을 위한 국민의 사법으로 만드는 것이다. 사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법조 일원화'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사법개혁위원회의 주요 의제중 하나인 법조 일원화에 대해 법조계는 이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변호사와 검사는 물론 당사자인 판사도 이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개위는 최근 법조 일원화 방안을 확정해 대법원장에게 건의했다.
법조 일원화란 일정 경력 이상을 가진 변호사나 검사를 법관으로 선발하는 것.
사개위는 일단 오는 2012년까지 적어도 신규 임용법관의 50%를 5년 이상 경력의 검사나 변호사 또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행정공무원, 교수 등에서 다양하게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법조 일원화 논의는 현행 법관 임용제도가 국민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법원은 극소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원 졸업생만을 판사로 임용하는 '경력법관제'를 채택해 왔다.
법조 일원화는 이같은 사법부의 폐단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서울고등법원의 한 판사는 "법조 일원화는 그간 사법부에 대한 가장 큰 불신 요인 중 하나였던 '전관예우' 시비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로 평가된다"며 "특히 법조 경험이 일천한 판사의 무리한 재판을 막고 사법기관의 폐쇄적 엘리트주의와 관료주의 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법조 일원화가 실시되면 풍부한 사회 경력과 경험을 쌓은 인사들이 판사에 임용돼 다양하고 전문화된 사회적 요구가 사법과정에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사법기관의 자의적 권력행사에 대한 시민사회의 간접적인 통제도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법조 일원화 도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우선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다.
서울고등법원의 한 예비판사는 "변호사로 활동하던 당시 맺은 의뢰인과의 친분관계가 재판 신뢰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관의 업무 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피라미드 구조를 갖춘 경력법관제에서는 승진을 위해 경쟁이 필수적이지만, 법조 일원화가 실시되면 인사 이동이 많지 않아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법관들의 노력이 상대적으로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와 함께 법조 일원화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양질의 변호사 풀(pool)을 갖춰야 하고 관료주의적인 법원 구조도 개편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