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기관이 5000억원어치 넘게 순매수해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져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기관, 하루 5700억원 순매수10일 코스피지수는 2.43% 오른 2417.84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5.52% 오른 661.59에 마감했다. 계엄령 파동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첫날인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상승 마감했다.기관투자가의 순매수가 시장을 밀어 올렸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59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80억원 등 총 577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140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전날 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은 이날도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개인은 이날 8366억원어치를 순매도해 3거래일 연속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갔다.주식시장이 연일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MSCI 한국지수 기준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7배로 세계 증시(18.7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 PER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진 2018년 8월인데, 지금은 세계 증시와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그때보다 10%포인트 이상 더 벌어졌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충분히 선반영됐다”고 분석했다.중국 정부가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도 호재로 작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11일 열리는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발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가 오는 18일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한다.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기업공개(IPO)에 따른 공모가가 주당 1455엔으로 결정됐다고 전날 발표했다. 예상 시가총액은 7800억엔 규모다. 당초 키옥시아는 지난 10월 시총 1조5000억엔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다가 반도체주 약세에 따라 연기했다. 이달 상장에 따른 예상 시총은 당초 목표가의 절반 수준이지만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그 전에 상장하기로 했다.키옥시아는 상장 후 조달한 자금으로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낸드플래시를 증산할 계획이다. 내년 9월엔 혼슈 동북부 이와테현 기타카미 공장의 새로운 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 AI 전용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낸드플래시 수요를 확보해 세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옴디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2025년 911억달러로, 올해보다 50%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키옥시아가 설비를 늘리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엔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키옥시아는 경영 위기에 빠진 도시바에서 메모리(낸드플래시) 사업이 독립해 2017년 출범했다. 미국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56%, 도시바가 41%를 출자했다. 한국에선 SK하이닉스가 이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키옥시아 상장에 따라 SK하이닉스는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지분을 매각해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도쿄=김일규 특파원/황
금융당국이 최근 시행 가능성을 수차례 공언한 증시안정펀드의 효과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증안펀드는 증시가 급락하고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을 때 시장 안정화를 목적으로 투입하는 펀드다.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발표와 해제 이후 증시가 출렁이자 10조원 규모 증안펀드를 시장 안정 대책 중 하나로 거론해 왔다. 이번 증안펀드는 2022년 조성한 증안펀드의 골격을 이어받는다. 당시 계획대로면 국책은행과 5대 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에서 10조원을 조성한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에선 7600억원을 조달한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19조3906억원)의 56% 수준이다.증안펀드가 개별 주식을 골라 매입할 가능성은 낮다. 전체 지수를 떠받치는 안정화 수단이어서다. 금융연구원 등에 따르면 그간 다섯 번 조성돼 세 번 실제 투입됐다. 각 시기 어떤 종목을 매입했는지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된 바 없다. 가장 최근인 2003년엔 총 4000억원을 코스피에 70%, 코스닥엔 30% 투입했다. 당시 시장 대표 종목과 지수상품 등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금투업계에선 증안펀드가 가동되면 시가총액 비중이 크고 거래대금이 적은 업종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펀드가 지수상품 등을 매입해 유동성이 들어오면 주가가 탄력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정보기술(IT)·가전, 자동차, 조선 업종이 특히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예상 효과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d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