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부에 주둔하고 있는 영국군이 지난달 이라크 저항세력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뒤 이라크 포로를 고문하고 사지를 절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영국군 헌병대가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 국방부는 21일 지난달 14일 바스라 인근에서 이라크 저항세력과 치열한 교전을 벌인 영국 군인들이 이라크인 포로를 고문하고 팔과 성기를 잘라내는 잔혹행위를 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식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날자 일간 가디언은 이라크인 사망자들이 최초로 후송된 알-마자르 알-케비르병원에서 작성한 사망 진단서에 포함된 사진과 병원에서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를 조사한 결과, 고문의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사체는 고환이 잘려나가고 눈알이 뽑혀 있었으며 어깨에서 팔이 절단된 경우도 있었다. 사체를 검시한 한 이라크 의사는 "21세로 확인된 한 남자의 몸에는 여러 발의 총탄이 박혀 있었으며 고환이 잘려나가고 남근도 반으로 토막이 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사는 또 다른 한 이라크인의 사체는 팔이 부러지고 얼굴이 완전히 찌그러져 있어 `고문'의 흔적이 완연했다고 말했다. 알리 알 제민다리(37)로 신원이 확인된 한 이라크인 포로는 머리와 얼굴, 몸에 여러 발의 총탄을 맞았으며 목에 칼로 베인 상처가 나 있었다. 오른 팔은 어깨부터 잘려나갔으며 오른쪽 뺨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었고 오른쪽 눈알이 뽑힌 처참한 모습이었다. 이라크인 의사들은 "팔이 어깨에서 깨끗하게 잘려나가는 것은 전투 중에 발생하기 힘든 부상"이라면서 "이라크 포로들이 생존한 상태에서 사지가 절단되는 고문을 당했는지 사망한 뒤 사체가 훼손된 것인지 조차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에 대해 "우리는 제시된 증거들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도 "현단계에서는 제기된 주장이 사실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주둔 영국군 대변인은 이라크인 유가족들의 `고문 및 신체절단' 의혹제기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라크 안정을 위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있는 영국군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