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소식(小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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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은 과연 무엇이 지배하는가.
더 젊게 오래 사는 방법은 없을까.
오래 산다해도 건강을 유지하면서 가족이나 사회로부터 '화석'취급을 받지 않아야 할텐데 하는 걱정들을 누구나 한다.
그런데 건강하게 오래 사는 장수혁명의 비결은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이 비결은 다름아닌 소식(小食)이기 때문이다.
노화와 수명연장에 대한 연구는 미국에서 활발히 진행 중인데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적게 먹는 것'이라고 한다.
최근 하버드대 의과대학 하임 코언 박사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최근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칼로리섭취를 줄였을 때 수명이 연장되는 것은 노화된 세포가 스스로 죽는 세포사멸 억제유전자의 활동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소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미국립보건원(NIH)은 인간과 같은 영장류인 원숭이 실험에서,캘리포니아주립대는 쥐실험을 통해 소식이 수명연장에 직결된다는 사실을 증명해 냈다.
사람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은 며칠을 굶겼다가 먹거리를 주어도 위를 가득 채우는 법이 없다고 한다.
오직 사람만이 '목구멍까지 찼다'는 표현을 쓰면서 숨이 턱에 차도록 음식을 먹는다.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다고 하는 돼지조차도 80%의 위를 채우면 더 이상 먹지 않고,5백년을 산다는 학은 5분의1 정도만을 채운다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사람들의 비결을 들어보면 소식이 핵심이다.
그동안 기네스북에 올랐던 사람들도 예외없이 평생을 소식하며 살았다.
반대로 일본의 스모선수들은 2백kg이 넘게 살을 찌우는데 그들의 평균수명은 40세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을 하면 내장기능에 부담이 적어 피로가 덜어지고 혈액순환이 활발해 몸과 마음이 맑아진다.
발명가 에디슨은 자신을 천재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천재가 아니라 남처럼 먹지 않고 잠자는 시간을 아껴 노력하는 것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먹지 않으니까 잠이 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보람 있는 삶을 위해 소식은 절대 필요한 것 같다.
과식은 칼끝보다 더 무섭다는 말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