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dkkim1127@kicox.or.kr > 지난 95년 이후 국민소득 '1만달러의 함정'에 갇혀 있던 우리경제가 봄날 새싹처럼 다시 희망을 키우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경제발전 모델이 대전환기를 맞은 것이다. 바로 '지역혁신'이란 이정표와'클러스터(cluster)'라는 고속열차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이른바 '요소투입형' 양적성장으로 불과 40여년 만에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경제기적을 이뤄낼 수 있었다. 국가 주도로 대단위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공장을 입주시켜 대량생산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압축성장 방식은 급속한 세계화와 정보화의 진행으로 한계에 봉착했다. 자본·노동·토지 등 전통적인 생산요소에 대한 국가간의 장벽이 없어진 것이다. 대신 기술에 대한 장벽은 더 높아졌다. 세계 제일의 기술력 확보가 곧 국제경쟁력이 됐다. 이제 세계는 클러스터 전쟁 중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핵심과제로 혁신을 기반으로 한 클러스터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사회 각 분야에서 클러스터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 분야에선 기존의 산업단지와 같은 산업집적지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자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고 있다. 올해는 균형발전 3대 특별법의 시행에 힘입어 획기적인 클러스터 육성책이 잇따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전국 6개 산업단지를 혁신클러스터 시범단지로 지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우리 경제를 혁신주도형으로 전환시키는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다. '산업단지 르네상스'의 원대한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액의 절반을,수출의 72%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단지를 빼놓곤 국민소득 2만달러 진입을 논할 수 없다.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의 핵심은 생산과 연구기능을 결합,지식산업화를 일구는 산·학·연의 네트워크 구축이 관건이다. 그동안 산·학·연 모두 혁신역량이 부족하면서도 서로 신뢰가 부족한 탓으로 각자 '홀로서기'에 그쳤었다. 따라서 개별기업이나 대학,연구지원기관 등에 대해 정밀한 조사와 분석이 앞서야 비로소 '짝짓기'를 할 수 있다. 대학은 산업현장의 기업 속으로,기업은 캠퍼스 속의 연구실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추구하는 믿음이 앞서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