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는 최근 5년새 시장점유율이 3배 가까이 높아졌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양분하던 타이어시장의 틈새를 집중 공략, 마켓셰어가 지난 99년 8%에서 작년에는 23%로 뛰어올랐다. 지난 2002년 고성능(UHP) 타이어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1천억원을 투자한 UHP타이어 공장이 내달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시장점유율 제고는 물론 수익도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들은 올해 매출 목표인 3천2백억원 달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마켓셰어 1위의 선두업체를 부러워하지 않는 'No.3 기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으로 고부가 틈새시장을 겨냥하면서 일부 가격 주도권까지 행사하고 있는 이들 업체는 1,2위 업체들에 골칫거리다. 팬택앤큐리텔삼성전자LG전자가 장악해온 국내 휴대폰 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확실한 입지를 확보한 케이스. 카메라폰의 급성장을 예상한 이 회사는 핵심 애플리케이션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승부수를 띄워 이 부문에서만 25%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국내 3대 정유사인 에쓰오일도 마찬가지. 이 회사는 SK㈜나 LG칼텍스정유의 가격 정책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도 올 1·4분기 2천1백1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록 순이익에서는 뒤처졌지만 영업이익에서는 2위 LG칼텍스정유를 앞섰다. 'No.3 기업'들의 공통점은 1,2위 업체들이 쌓아놓은 거대 시장의 틈새를 공략, 차별화된 제품으로 무장했다는 것. 빠른 의사결정과 기민한 조직력을 갖춰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공 비결이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얼굴로 말한다'는 컨셉트로 타이어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 세련된 제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지난해 한국산업디자인상과 굿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며 젊은 소비자층을 파고 드는데 성공했다. 팬택 역시 컬러와 디자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10∼20대를 공략하기 위해 연구원들이 직접 젊은이들이 몰리는 테마파크와 쇼핑센터, 스키장을 쫓아다니며 잠재 고객의 목소리를 들었다. 시장에 내놓기 전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 정보를 먼저 잡아낸다는 개발전략에 따른 것이다. 에쓰오일은 업계 최고 수준의 탈황시설을 갖춰 고품질 휘발유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마케팅 비용을 줄여 고품질 제품을 보다 싼값에 공급하면서 중국 일본 등지에 대한 수출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하는 실속있는 사업구조를 갖추는데 주력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자본과 조직력에서 열세에 놓여 있어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회사를 강조하기보다는 좋은 제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주력한 점도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은 몸집(조직, 의사결정)이 가벼워 시장변화에 1,2위 메이커들보다 순발력 있게 적응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No.1조차 부담을 느끼는 상대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