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증가, 중산층 확대로 인해 상하이(上海)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기숙' 유치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상하이에만 최소한 20여곳의 유치원이 원생 전부 또는 일부를 기숙시키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기숙 유치원 운영자들은 어린 나이에 부모 품을 떠나 기숙 생활을 함으로써 자립심과 자긍심을 갖춰 경쟁사회에서 이겨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하이의 한 기숙 유치원 원장인 샹 샨구는 "기숙 생활을 하는 아이들은 세상물정에 더 밝고 더 독립적"이라며 "아이들이 경쟁사회에서 이겨낼 수 있도록 자긍심과 자신감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51년 설립된 상하이의 웨이하이유치원 교사 수 페이얀은 "부모들이 자녀를 기숙 유치원에 보내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직장일에 바빠 자녀를 돌볼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혼 부부가 증가하고 조부모들이 너무 고령이어서 손자, 손녀를 돌보기힘들다는 점도 이유로 들 수 있다"면서 출산율 저하에도 불구하고 기숙 유치원이 인기를 끄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기숙 유치원을 신뢰한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자녀 한 명을 기숙 유치원에 보내려면 한 달에 1천400~2천위앤(약 20만~28만원)이 소요되는데 이는 대다수 중국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보다 많은 액수여서 아무나자녀를 기숙 유치원에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비싼 비용도 비용이지만 기숙 유치원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화동사범대학(華東師範大學) 심리학과 부교수인 상 뱌오 박사는 "(기숙 유치원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숙 유치원에 보내지는 아이들은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연령대의 아이들이라고 지적했다. 상 박사는 "기숙 유치원의 환경이 매우 훌륭하지만 교사 한 명이 여러 명의 아이들을 돌봐야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집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보호를 덜 받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