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너지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외국인 기관 개인 등 거래주체들이 한결같이 소극적인 매매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초반 주가가 반등하다가 후장에 크게 밀리는 행태가 최근 반복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10일 증시에선 60일 이동평균선이 120일선 아래로 떨어지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당분간 종합주가지수가 750∼820의 박스권에서 오르내릴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매수주체의 짙은 관망세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은 6월 들어 매매규모를 크게 줄였다. 외국인의 6월 하루 평균 거래규모(매수+매도)는 9천2백21억원이다. 이는 지난 4월과 5월의 일평균 매매규모인 1조2천8백7억원,1조2천1백74억원보다 각각 28.1%,24.2% 급감한 것이다. 기관투자가들의 소극적인 매매패턴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4월 1조2천5백79억원이던 기관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 9천6백43억원,6월에는 6천8백95억원으로 추락했다. 이로인해 기관의 매매비중은 4월 21.5%에서 6월엔 16.8%로 주저앉았다. 개인투자자들 역시 주가가 오를 때마다 보유주식을 팔고 떠나는 데 치중하는 양상이다. 9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8조6천7백13억원으로 연중 고점인 10조7천8백68억원(4월16일)보다 2조원 넘게 줄었다. ◆악화되는 시장지표 시장에너지의 소진은 곧바로 증시의 변동성 증대로 이어진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적다 보니 소량의 매물에도 주가가 출렁일 수밖에 없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책임연구원은 "주요 매수세력인 외국인들의 이탈이 가시화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강해져 작은 재료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이날 5천4백억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면서 60일 이동평균선이 120일선 아래로 떨어지는 중장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점도 장세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골든크로스 발생 이후 10개월 가량 대세상승이 이어지다 꼭 1년만에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하반기에는 수출 모멘텀이 둔화되고 해외상황도 불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증권 신성호 상무는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면 금리인상에 따른 부정적 우려를 걷어내고 세계증시가 동반상승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