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면역 억제제 특허권을 둘러싸고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와 지난 5년여동안 벌여온 소송에서 이겼다. 7일 종근당(대표 김정우)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노바티스와 한국노바티스가 종근당의 장기이식 면역억제제 '사이폴 엔'에 대해 낸 특허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노바티스의 주장이 이유없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종근당이 사이폴 엔을 판매하면서 지난 99년부터 시작된 특허침해금지 청구 소송은 5년여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종근당 측의 승리로 끝이 났다. 노바티스는 종근당이 지난 97년부터 판매에 들어간 '사이폴 엔'에 대해 99년8월 소송을 냈다. 노바티스는 면역 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제조와 관련한 국제 특허를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 노바티스는 종근당의 '사이폴 엔'의 약효성분(사이클로스포린)이 체내에 잘 흡수되도록 한 기술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종근당 측은 물에 잘 녹지 않는 사이클로스포린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독자적인 제제기술을 사용했다며 맞섰다. 체내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에탄올과 프로필렌글리콜을 사용한 노바티스와는 달리 프로필렌 카보네이트 및 폴록사머를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법정 공방 끝에 노바티스는 2001년 11월 1심(서울지법 남부지원)과 2004년 1월 2심(서울고법 제5민사부 항소심)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법원은 에탄올이 배제된 종근당의 제제기술을 안정성이 뛰어난 독자적 기술로 인정한 것이다. 노바티스의 사이클로스포린은 장기이식 및 조직이식 후 나타나는 이식거부 반응을 억제하는 면역억제제로 전세계에서 연간 23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연간 면역억제제 시장(3백억원규모) 가운데 노바티스가 2백억원, 종근당이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종근당의 제제 기술이 독자적인 것임을 다시 한번 인정한 것"이라며 "특허권 문제로 그동안 부진했던 국내 영업 및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