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꼬리'가 '몸통' 흔든다 ‥ 주가 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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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선물거래가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되고 매수 주체가 실종되자 투기적 성격의 개인 선물거래가 크게 늘어나면서 주가변동폭이 확대되는 등 증시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일 증시가 대표적 예다.
이날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순매수가 거래소시장에 9백50억원 가까이 유입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11.93포인트(1.48%) 급등했다.
개인이 선물을 1천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하며 선물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가 강세를 유지하자 코스닥지수도 4.98포인트(1.24%) 오른 405.90에 마감됐다.
전날은 종합주가지수가 특별한 악재가 없는데도 장중 한때 22.75포인트(2.78%) 급락했다.
개인이 선물을 대거 팔면서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물이 2천3백억원어치 쏟아진 탓이었다.
최근 증시는 이처럼 꼬리(선물시장)가 몸통(현물시장)을 흔드는 '왝 더 독(wag the dog)'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연일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5월 중순까지만 해도 개인들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당했지만 이제는 외국인을 압도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실제 선물시장에서 개인 비중(거래대금 기준)은 지난 4월 45% 수준에 불과했지만 5월 들어서는 47.7%로 치솟았다.
특히 지난달 21일에는 개인 비중이 58%에 달해 개인들이 현물보다 선물시장에 '올인'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고객예탁금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선물예수금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반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월평균 25%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4월말 이후 대내외 악재가 불거지면서 현물시장의 진폭이 심해지자 개인들이 고수익 환상을 좇아 선물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개인 선물비중이 50%를 오르내리는 곳은 세계 주요 증시에서 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