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도 최근의 유가급등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주말 하루 90만배럴 증산을 약속했음에도 국제유가가 24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영국 BBC방송은 OPEC이 내달 3일 정례회담에서 증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유가가 오르는 이유로 6가지를 꼽았다. 첫째 이유는 수요급증. 전세계 경기회복과 중국수요가 맞물리면서 석유소비량이 예상보다 급증하고 있다. 미국 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휘발유소비가 급증한 것도 유가상승 요인이다. 둘째는 낮은 재고량. 최근 수년간 석유업체들이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원유재고량을 낮게 유지함에 따라 공급붕괴 요인이 발생했을 때 완충장치가 없어졌다. 셋째는 OPEC의 고유가전략. OPEC은 고유가에도 불구,감축결정을 내리는 등 지난해부터 공격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넷째는 투기세력. 낮은 재고량과 OPEC의 공격적 원유정책으로 시장은 급격한 가격상승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투기세력은 이런 상황을 이용,가격상승을 부추긴다. BBC방송은 이밖에 중동지역의 테러불안,미국 정유업체들의 시설부족 등으로 사우디의 증산약속에도 국제유가가 여전히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4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물은 지난주말 대비 배럴당 1.79달러(4.5%) 급등한 41.72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종가는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선물거래가 시작된 지난 83년 이후 최고치다. 레프코그룹의 마셜 스티브스 분석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은 좋은 일이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