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의원회관이 분주하다. 의원별 사무실 배정이 최근 끝나 이삿짐 나르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서다. 새로 사무실을 갖게 되는 초선의원만 1백87명에 달해 이사 물량도 종전보다 많다. 사무실 배정 결과 초선인 열린우리당의 장향숙 당선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자민련 김종필 전 총재가 줄곧 사용했던 221호의 주인이 됐기 때문이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 당선자의 편의를 위해 엘리베이터와 가장 가까운 방을 배정했다고 한다. 의원회관 관계자는 "9선 의원으로서 권력핵심부에 머물렀던 김 전 총재의 방을 사회적 약자로 살아온 장 당선자가 물려받은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인 한나라당 정화원 당선자의 사무실은 본인 희망대로 4층 구석진 곳의 가장 조용한 방인 409호로 결정됐다. 의원회관은 A~F 구역으로 구분된다. 의사당 본관과 잔디밭이 내려다보이는 A구역과 한강이 보이는 C구역의 인기가 높다. 최명진 기자 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