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4:13
수정2006.04.02 04:16
이라크 과도통치위원인 아흐마드 찰라비 이라크 국민회의(INC)의장이 이란에 미군의 이라크 작전 관련 비밀 정보를 넘겼다는 의혹에 대해 이란과 찰라비 본인이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이란은 찰라비와 '지속적인 대화'를 해왔다는 사실은 시인했다.
이란 외무부의 하미드 레자 아세피 대변인인 23일 기자회견에서 "찰라비와 다른 이라크 과도통치위원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해왔다"면서 "그러나 스파이 혐의는 근거가 없으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찰라비나 다른 과도통치위원들로부터 어떤 비밀 정보도 받지 않았다"며 이번 일은 이라크 내 성지와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포로 학대 파문에 쏠려있는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최근 이라크 내 이슬람 시아파 성지를 공격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500명의 강경파 학생들이 '미국에 죽음을', '영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영국 대사관 앞에서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 대한 연합군의 공격과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포로 학대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한때 미 국방부의 후원 아래 사담 후세인 이후 이라크를 이끌 지도자 감으로 떠올랐던 찰라비는 이날 CNN과의 회견에서 "나 자신이나 이라크 국민회의 내에 어떤 사람도 미국의 비밀 정보를 이란으로 넘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찰라비는 ABC 방송의 '디스 위크(This week)'프로그램에서는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긴 했지만 "미국 측은 우리에게 비밀 정보를 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 의회가 이번 사안을 조사해야한다며 "의회에 출석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사실과 서류들을 제공해 그것들이 사실인지 아니면 그들이 조지 테닛 CIA 국장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지를 판단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 상원 정보위원회의 다이앤 페인스타인(민주), 척 헤이글(공화) 의원 등은 정보당국에 찰라비 의혹에 대한 보고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헤란 A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