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 돈을 가진 사람들에게 '재테크 암흑기'가 도래했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돈 굴리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주식에 투자하려니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 같고,부동산에 투자하자니 상투를 잡는 느낌이다. 은행 정기예금에 돈을 맡겨도 세금과 물가상승율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다. 이에 대해 재테크 전문가들은 "지금은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받으면서 기간별로 목돈을 맡겨둘 수 있는 금융상품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기간별 투자상품을 알아본다. ◆1개월 여유자금 한 달 가량 돈을 맡겨두기에 적합한 상품은 MMF(머니마켓펀드),MMDA(수시입출금식 예금),CMA(어음관리계좌) 등이다. 최근 은행정기예금 금리는 연 3.8∼4.0%(1년 기준)수준이다. 하지만 이들 수시입출금식 상품은 단 하루를 맡겨도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를 지급한다. 가입 후 하루만 지나도 돈을 찾을 수 있는 신종MMF는 연 3.8∼4.0%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가입 후 30일이 지나면 찾을 수 있는 클린MMF의 금리는 연 4.0% 이상이다. MMF는 실적배당 상품이지만 장부가 방식으로 배당받기 때문에 수익률 변동이 심하지 않은 게 장점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MMDA(수시입출금식예금)는 금액에 따라 차등 금리를 적용한다. 1억원 이상은 연 3.5% 내외,5천만∼1억원 미만은 연 3% 내외,5천만원 미만은 연 2% 정도다. 이 상품은 예금자보호 대상이다. 종금사 CMA(어음관리계좌)는 1백만원 이상을 맡겨두면 금액에 관계없이 연 3.5% 이상의 이자를 받으며 예금자보호 대상이다. ◆3∼6개월 여유자금 특정금전신탁과 종금사의 발행어음이 적당하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금전신탁은 기업체에서 발행하는 CP(기업어음)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발행회사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천차만별이지만 최근 판매하는 특정금전신탁의 수익률은 연 5% 이상(3개월 기준)이다. 발행어음은 1개월에 연 4.0%,3개월 4.5%,6개월 4.6%의 이자를 지급하며 만기일까지 금리가 고정된다.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0.2%포인트 정도의 보너스 금리가 주어진다. 특정금전신탁은 예금자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기업어음이나 회사채를 발행한 회사가 부도가 나면 최악의 경우 원금과 이자를 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전성을 따져 판매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얘기다. ◆1년 여유자금 1년 가량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상호저축은행의 정기예금과 신협·새마을금고 등이 판매하는 조합예탁금이다. 은행은 1년간 돈을 맡겨봤자 연 4% 미만의 이자를 주지만 상호저축은행은 연 5.5%가 넘는 이자를 지급한다. 여기에 1인당 4천만원(55세 이상 여자나 60세 이상 남자는 6천만원)까지 세금우대 혜택도 받는다. 신협,새마을금고,농수협단위조합에서 판매하는 조합예탁금은 1개월 이상 가입하면 세금우대 혜택을 받는다. 은행의 세금우대상품(세율 10.5%)보다 조건(세율 1.5%)이 좋다. 상호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 대상이고 조합예탁금은 자체 안전기금으로 1인당 5천만원까지 예금보호를 해준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