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플린 교수는 훌륭한 분이다. 아는 바와 같이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스탠퍼드 대학에서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인물이다." 존 에치멘디(John Etchemendy) 스탠퍼드대 수석 부총장과 윌리엄 밀러(WilliamMiller) 전 수석 부총장은 1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공모에 참여한 같은 대학 로버트 러플린(Robert E. Laughlin.54) 교수를 이같이 평했다. KAIST 터만홀 개관식 참석차 방한한 두 교수는 개관식에 앞서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러플린교수를 극찬했으나 그가 KAIST 총장이 되면 어떤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권한 밖"이라며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이들은 다만 "일반적으로 외부 인사를 채용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기존시스템과는 달라지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함께 있을 수 있는 만큼 KAIST가 안정과변화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정이 달라질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KAIST와 국내 과학계 주변에서는 러플린 교수가 KAIST총장에 응모한 것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막상 총장으로 선임되는 것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KAIST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이공계 대학으로 가기 위해서는 한국보다앞선 연구환경에서 세계적 업적을 이룬 사람이 총장을 맡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접근방법을 통해 학교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즉 그가 소신과 앞선 철학을 갖고 KAIST 발전을 적극 추진한다면 한국 과학교육계의 `히딩크'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학교측이 홍창선 총장의 국회 진출로 후임총장을 공모하면서일종의 '히딩크 프로젝트'로 러플린 교수와 접촉했다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러플린 교수는 지난 12일 한국을 일시 방문한 자리에서 스탠퍼드 대학과 비교하면서 "KAIST를 미래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모델의 연구중심 이공계대학으로 만들고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학교경영에는 최소한의 간섭으로 내부 구성원들이 가치창조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가 학문적 명성은 있지만 학교경영 능력이나 행정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 그가 포항공대에 설립된 국제연구소인 아.태 이론물리센터(APCTP)소장 겸 포항공대 석학교수로 선임되기도 하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긴 하지만 국내나KAIST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혼란만 초래할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히딩크를 제외한 실력있는 외국인 축구감독들이 우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한 사례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그 것이다. 이처럼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KAIST 이사회는 오는 28일 개최되는 임시이사회에서 러플린 교수와 학내 교수협의회에서 추천한 이 학교 동문 신성철(52),박성주(54)교수 등 국내 후보 5-6명 가운데 1명을 제12대 총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jchu20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