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 '경제 밀월' 어깨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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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독일이 힘을 합쳐 미국 초대형 기업과 겨룰 '대항마'를 키우기로 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주 "산업 챔피언(Industrial Champions)을 육성하기 위한 정치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 독일 총리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와 경제부 관료들이 이달 안에 베를린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를 만나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프랑스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독일에 원군을 요청했다고 보도하고 "유럽 양대 경제국에서 거대 기업이 탄생하면 대서양 양안의 비즈니스 역학구도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제안은 프랑스가 최근 몇년간 홀로 추진해온 '국가 챔피언(National Champions)육성 전략'을 범유럽으로 확장시켜 보겠다는 의도에서 나왔다.
프랑스는 미국 초대형 기업의 유럽 기업인수 시도가 계속되자 국영기업을 민영화해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미국 기업이 인수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업의 덩치를 키워주기 위해 유럽 기업간 인수합병을 독려해왔다.
특히 독일기업은 줄곧 최우선 합병 파트너였다.
프랑스 롱플랑과 독일 훽스트가 합병,세계 3위 제약회사 아벤티스가 된 것과 아에로스파시알과 다사가 세계 2위 우주항공업체 EADS를 만들어 미국 보잉의 막강한 경쟁사로 부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는 미국 방산업체 원이쿼티가 독일 세계 최대 비핵잠수함 제조사인 HDW 인수에 관심을 표명하자 양국이 해양 방위 산업을 아예 합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는 '유럽의 공동선'을 내세운 양국만의 '집단 이기주의'를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프랑스 정부가 지난달 스위스 노바티스와 아벤티스의 합병 논의를 깨뜨리고 자국 국적의 사노피가 아벤티스를 인수하도록 도와주자 독일 언론마저도 '정치적 압력에 의한 인수합병'이라고 비난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